엄마·아기 갇혔는데 불 활활…굴삭기 기사는 삽 거꾸로 끼우고 달렸다

      2022.09.26 10:45   수정 : 2022.09.26 18:37기사원문
소방대원이 출동하기 전 모자를 구해낸 굴삭기. (MBC 갈무리)


소방대원이 불이 난 건물 내부에서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유성소방서 제공)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아기가 타야 해! 타! 타!"

불이 난 건물에 갇혔던 40대 엄마와 두 살배기 아들이 건설업체 직원들의 도움으로 극적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께 대전 유성구 복용동 한 중고차매매단지 근처 차량정비업체에서 불이 났다.



불길은 순식간에 정비업체 앞에 있는 건물로 옮겨붙어 2층 계단을 타고 번졌고 집 안에 있던 엄마(42)와 아들(2)이 고립됐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근처 공사장에 있던 굴삭기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굴삭기는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 화재 현장에 도착해 버킷(양동이)을 2층 창문으로 올려 모자를 무사히 구출했다.


모자를 구해낸 굴삭기 기사 고현국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2층에서 아줌마가 아기를 창문 밖으로 내민 걸 주위 사람들이 보고 빨리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씨는 이들 모자가 탈 수 있도록 굴착기 대형 삽을 거꾸로 끼워 2층 창문에 접근시키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들 모자가 탈출한 직후 불은 삽시간에 치솟아 오르며 건물 전체로 번져 아찔함을 더했다.

구조된 모자는 2층 계단으로 밀려들어 온 연기를 마셔 인근 건양대병원으로 후송됐고, 다행히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출동한 소방구조대에 의해 오후 2시33분께 진화됐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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