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이 온다.. 증시는 폭락, 물가는 폭등
2022.09.30 17:47
수정 : 2022.09.30 17: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운드화 쇼크, 위안화 쇼크, 애플 쇼크... 동시다발 쇼크가 증시를 짓눌렀다. 블랙먼데이로 시작한 일주일이 이렇다할 반등 없이 끝났다.
러시아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전기·가스요금이 내달부터 동시에 오른다. 자산가치 하락에 물가 부담까지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전망이다.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월~금 뉴스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본다.
9/26 모든 날이 '블랙데이'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하면서 또 '블랙먼데이'가 됐다.
원·달러 환율이 26일 하루새 20원 넘게 급등하며 13년 반 만에 1430원대까지 올랐다. 이날 최대 상승 폭은 25.5원이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을거라는 전망과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까지 더해지면서 달러가치가 급등했다. 이날 주식시장도 무너졌다.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07% 내린 692.37에 마감했다.
또 7명의 노동자들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전 유성구 용산동 소재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26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숙박동 투숙객과 종사자 등 110명이 대피했으며, 개장 전이어서 외부 손님은 없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개점 전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지하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로 3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의 남성 6명, 60대 여성 1명 등이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돌고돌아 한화 품에 안겼다.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26일 체결했다. 이번 MOU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으나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이 맞물려 포기했다. 하지만 방산 분야 시너지 등을 감안해 다시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를 21년만에 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의 화살을 언론으로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뉴욕 방문 기간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환담을 나눈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9/27 '실사판 아마겟돈' 지구방어 실험 첫 성공
인류가 지구방어를 위해 소행성의 궤도를 바꿨다.
지구 충돌 코스의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인류 최초의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 우주선이 27일 10개월여의 비행 끝에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와 정확히 충돌했다. 우주선은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의 이미지를 전송하고 신호가 끊겼다.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실제 소행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구방어 전략이 실험실을 떠나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NASA 행성과학 책임자는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했다.
9/28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가스관 폭발
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가스관이 폭발했다.
서방은 물론 전세계의 시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쏠렸다. 지난 26∼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고로 러시아와 서방의 대치가 새 국면을 맞았다. 지금까지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러시아엔 경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핵 위협으로 서방의 직접 개입을 차단하고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조절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 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가 영토 탈환의 속도를 높이면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공격전략을 다양화 해 하이브리드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9/29 해리스 한국 온 날, 미사일 쏜 북한
커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찾은 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2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최근 5일 사이 세 차례 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미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등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판문점을 찾아 한국전쟁 이후 남한은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된 반면 "북한에는 악랄한 독재정권,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인권 침해가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19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7번째다.
'거대야당' 민주당이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은 2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 전 단체로 퇴장해 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6석의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우선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야당의 단독처리로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해임건의안은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가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하여 주무 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해임건의안 가결 직후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돼야 하는 국회가 '정부 발목꺾기'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폭거로 또다시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9/30 러시아발 에너지값 폭등, 한국도 시작됐다
10월부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동시에 오른다.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2270원, 도시가스요금은 서울시 기준으로 가구당 월 5400원씩 인상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한전은 "연료비 폭등에 의한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국가적 에너지 수급 위기 극복을 위해 에너지 소비 절약과 효율 향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비상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철을 앞두고 가계의 물가부담이 더 커졌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