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보관함서 87시간 만에 구조된 푸들…주인 나타나 "개 없어졌다"
2022.09.29 11:09
수정 : 2022.09.30 14:00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 갇혀 있다 구조된 강아지의 주인이 87시간 만에 나타났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남성은 "보관함에 넣었는데 개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 28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들 유기 87시간 만에 견주라고 주장한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동대구역으로 전화해왔다"고 밝혔다.
케어는 "이 남성은 24일 저녁 푸들을 보관함에 넣어 놓은 뒤 오늘(28일) 오전 '개가 없어졌다'며 역사로 확인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이 유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개를 돌려주게 돼 있으므로, 케어는 동구청과 보호소 측에 전화해 피학대동물 격리 조치를 요구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학대자가 지적장애인이라고 해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고, 푸들이 그에게 돌아가면 더 큰 학대가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동구청 측의 협조로 이 푸들을 케어에서 보호하기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또 케어는 "추후 동물병원으로 옮겨 1차 조치를 취하고, 학대자 신원을 확보해 29일 관련 행정절차를 밟겠다"며 "유기가 아닌 신체적 고통을 준 학대사건으로 고발내용을 변경해 고발장을 다시 내겠다"고 밝혔다.
케어의 추가글에 따르면 이 푸들은 갓 6개월의 강아지라고 전해졌다. 정밀 검사 결과, 상태가 나쁘지 않으며 케어 측은 문제의 남성에게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끝으로 케어는 "만약 발견되지 않았다면 3㎏의 작고 어린 푸들이 87시간 이상 갇혀 질식사할 뻔했다"며 현재는 많이 회복돼 29일 서울로 이송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당 푸들은 지난 25일 오후 8시쯤 역사를 지나가던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물품보관함에 습기가 가득 차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은 푸들이 갇혀있는 것을 발견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신고했다. 철도 경찰은 푸들을 구조해 대구의 한 동물보호소로 인계했다.
푸들이 갇혀 있던 보관함은 문이 꽉 닫혀 있고 좁고 밀폐된 공간이어서 숨쉬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보관함 안에는 개집과 사료, 물이 들어 있었으며 푸들은 구조 직전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