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리튬 64%는 중국산… 호주·칠레 등 수입처 늘려야
2022.09.29 18:12
수정 : 2022.09.29 18:12기사원문
■리튬 64% 중국 의존… 1년새 가격 4배
2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한국의 전체 리튬 수입액은 24억7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6.1%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은 16억1500만달러로 전체 수입의 64%다. 지난 2018년 31%에서 2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다음 공급처인 칠레(31%)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 배터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증표지만 대중국 의존도도 덩달아 뛴 것이다.
리튬은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의 핵심 원자재이다. 배터리 삼원계 양극재(NCM 811 기준) 제조 원가의 65%가 리튬이다. 리튬 가운에서도 수산화리튬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대중국 리튬 수입의 91%가 수산화리튬이다. 수산화리튬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탄산리튬보다 그 수요가 월등히 높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수산화리튬은 t당 19만1000위안(약 355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연말 t당 5만 위안(940만원)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1~7월 대중국 수산화리튬 수입은 14억7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5900만달러)보다 469%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입 규모(10억5100만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무역협회는 "국내에서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대중국 수산화리튬 의존도는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인 배터리를 말한다.
■ 호주, 칠레 등 수입처 다변화 절실
전세계 리튬 생산국 1위는 호주로 물량의 절반 가량을 대고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약 7.4%정도다. 희소 금속처럼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품목이 아니다보니, 과도한 수입 쏠림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경쟁국인 일본의 대중국 리튬 의존도는 한국보다 낮은 50%대(56%)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리튬 수입의 44%를 칠레, 미국, 아르헨티나 등 중국 이외 국가에서 조달하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공급망 분석센터 임지훈 연구원은 "중국에 편중된 리튬 공급망이 향후 수급 불안과 원산지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며 "중국의 기후변화나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경우, 국내 리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 원자재 환경기준 강화로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한 배터리가 국제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도 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한국 배터리 생태계의 위협 요인"이라며 "리튬을 직접 채굴·제련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을 경우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