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이은해 "'그알' 나와 미칠것 같았다"…검찰엔 또박또박 답변
2022.09.30 12:15
수정 : 2022.09.30 15:13기사원문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계곡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해(31)와 조현수(30)는 30일 인천지법에서 결심공판이 열리는 동안 법정에서 내내 태연했다. 특히 이은해는 변호인과 검찰측 증인심문 간에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30일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이날 결심공판을 열었다. 지난 5월 4일 기소 후 이날까지 공판은 17차례나 진행됐으며, 10시에 시작한 공판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공판기일인 이날 재판장에 모습을 보인 이씨는 민트색 수감옷을 입었고, 조씨는 옅은 국방색 수감옷을 입고 나타났다.
조씨는 피고인석에 앉자마자 연습장을 펴고 변호인과 대화를 나눴으며, 한 여성 변호인은 조현수가 A4용지 4장여 분량에 쓴 최후변론을 살펴본 뒤 볼펜으로 줄을 그으며 지우기도 했다.
이어 이 변호인은 이씨와 연습장에 글을 써가며 대화를 나눴고, 이씨의 최후변론으로 보이는 글을 살펴봤다.
변호인측은 이날 법정에서 '복어는 복어독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책자와 숨진 A씨가 숨지기 전 수영장을 끊었다는 등의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와 이씨는 다른 행동 없이 법정에 설치된 모니터를 응시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3명은 포스트잇에 글을 쓰며 대화를 이어가며, 변호사와 피고인들을 응시했다.
조씨는 검찰측이 피고인들의 범행은 심리적 지배에 의한 언사로 인해 작위에 의한 범행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읽어 내려가자 상의를 다시 고쳐 입은 뒤 불안한 듯 왼쪽다리를 떨었으며, 검찰의 발언을 적는 기자들을 한동안 살펴봤다.
이씨는 이어 진행된 변호사측의 증인 심문에 차분히 답변했다. 특히 "독어독에 의해 살인을 시도했냐"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씨는 또 이어지는 변호사의 질문에 두손을 모아 무릎 위에 올린 뒤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며 답했고, 낚시터에서 A씨가 물에 빠진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기억을 더듬는 듯 왼쪽 바닥을 바라본 뒤 오른손을 올리며 변호인 측의 질문에 A씨가 "스스로 물에서 나왔다"라고 답했다.
이씨는 또 계곡 사망사건 당시 "구명튜브를 A씨에게 던졌냐"라는 질문에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던졌다"며 다소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씨는 답변과정에서 울기도 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이씨가 울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 뒤 눈물을 보이며 "오빠가 죽어서…"라고 울먹였다.
이씨는 또 "검찰이 '(조현수와)성관계 한 영상을 봤다', '언론에 안 나왔는데 우리가 지켜줬다'라는 말을 했다"라고 말하며 검찰이 시키는 대로 인정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씨는 또 검찰 조서에 질문을 하지 않은 내용도 들어있어 항의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검사측과 나눈 대화를 상기하며 한동안 눈물을 흘렸디.
당시 방청석에 앉은 유족들은 미동 없이 이씨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씨는 이어진 검사 측 심문에는 또박도박 답변을 했으며, 검사가 말하는 중간에는 말을 자르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씨는 또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공개된 후 자신의 신상이 나온 것을 본 뒤 미쳐버릴 것 같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당시 범행을 기록한 조서를 읽고 서명을 한 것은 이씨 본인이 맞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울먹이며 "시간이 너무 길었고, (검찰이)수정을 안해준 부분도 있었고, 다른 사람이 다 맞다고 하는데 제가 우길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피고인석에서 바라본 조씨는 깍지를 낀 두손을 책상 위에 올린 뒤 답변을 하는 이씨를 바라봤으며, 자신이 쓴 최후변론을 잠시 살펴본 뒤 다시 이씨를 바라봤다.
검찰은 지난 5월 4일 이씨와 조씨를 기소한 후 이날 17차 공판 기일을 끝으로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씨와 조씨는 앞으로 열릴 선고공판에서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이씨의 남편인 A씨(사망당시 39세)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해 5월 용인 낚시터에서 수영을 못하는 B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 지인에게 들켜 A씨가 물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한달 뒤인 6월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씨를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게 해 숨지게 한 혐의도 있다.
이씨 등은 A씨가 숨진 해 11월 보험회사에 A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 범행을 의심한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해 미수에 그쳤다.
앞서 검찰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C씨(32)와 D씨(31)에게는 법정최고형인 징역 6년과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