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미 전 대통령 지미 카터, 98세 생일 맞아
2022.10.02 04:19
수정 : 2022.10.02 04:19기사원문
최장수 미국 전 대통령 타이틀을 갖고 있는 지미 카터가 1일(이하 현지시간) 98세 생일을 맞았다.
CNN은 카터가 미 역사상 가장 장수한 전 대통령이라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2018년말 94세로 사망하면서 그가 최장수 전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카터센터 대변인은 카터 전 대통령이 생일을 맞은 이날 자택에서 조용히 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카터센터는 그의 생일을 축하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행사들을 개최할 계획이다.
카터는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지지율도 낮고, 온갖 비판에 시달리며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퇴임 뒤 국제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등 활동이 두드러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주한 미군 철수를 들고 나와 한반도를 격랑으로 몰아 넣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식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오랜 정치적 동기인 민주화에 대한 목소리는 낮추지 않고 있다. 전세계 민주주의 위기에 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땅콩 농부' 출신인 카터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미 해군에서 복무했고, 중위로 예편했다.
조지아 주지사를 거쳐 1977~1981년 미 대통령을 지냈다.
민주당 대통령으로 그는 재임 시절 인권을 최우선 정책 순위에 올려뒀다.
재임 시절 가장 큰 업적은 미 워싱턴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당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메나힘 베긴 이스라엘 총리 사이의 협상을 중재해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이끈 것이다.
카터가 재임 시절인 1978~1979년 이란 혁명이 일어나 그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현직 대통령으로 연임에 실패한 몇 안되는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카터는 되레 퇴임 후 빛이 났다.
인권 목소리를 더 높였고, 아내 로절린과 함께 비영리재단인 카터센터를 설립했다. 세계 평화와 공중보건을 증진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다.
카터센터는 지난 수십년간 각국 선거를 모니터링해 민주주의를 고양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질병을 줄이는데 공을 세웠다.
또 카터는 저소득 국가에서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인류애를 위한 주거(해비태트)' 사업에 오랫동안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02년 전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카터는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긴 인물이기도 하다.
2015년 뇌종양을 극복했다. 그러나 2019년 뇌압이 올라가 이를 낮추는 수술을 받는 등 나이가 먹으면서 건강에 이상 신호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카터는 건강이 예전만 못해 수십년간 이어왔던 자신의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마라나타침례교 주일학교 교사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카터의 아내 로절린 여사는 지난달 95세 생일을 맞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