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TK·70대 이상' 집토끼도 '흔들'…이번주가 당 내홍 분수령
2022.10.04 06:02
수정 : 2022.10.04 09:13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동반 하락하고 있다. 특히 6·1 지방선거 이후 대구·경북(TK)과 70대 이상 고령층 등 여당을 뒷받침해주던 집토끼 일부가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252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2.2%포인트(p) 떨어진 35.3%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46.1%)과의 격차는 10.8%p까지 벌어졌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이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같이 휩쓸리며 동반 하락했다"며 "이번 주 이준석 가처분 결과 법원 판결은 한 번 더 국민의힘 당내 갈등과 혼란을 줄 전망 속 지지율 흐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갤럽이 시행한 지난달 27~29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31%로 3월 대선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9월 넷째주)까지 30%대 중후반 박스권에 머물러 왔다.
눈에 띄는 건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다. 한국갤럽 월별 통합 조사를 보면, 한때 60%를 넘던 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10%포인트(p) 넘게 빠져 50%선을 위협받고 있다. 3월 대선 이후 TK 지지율은 3월 56%, 4월60%, 5월 62%, 6월 63%, 7월 58%, 8월 53%, 9월 51%로 지난 7월부터 하락추세다.
70대 이상 지지율의 경우 3월 53%, 4월 56%, 5월 66%, 6월 63%, 7월 59%, 8월 59%, 9월 54%로 7월 이후 하락세다.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 때만 해도 70대 이상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66%였는데 9월 기준 12%p나 급락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함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이 전 대표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 사태를 시작으로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정진석 비대위 출범,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 등 수개월간 극심한 내홍이 이어지면서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 윤리위를 계기로 '가처분 리스크'를 완전히 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리위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심의를 진행한다. 법원은 4일 이후 이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낸 3~5차(3차 전국위원회 의결 효력 정지, 4차 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 집행 정지, 5차 비대위원 6인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사건에서 당의 손을 들어준다면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당당으로 복귀할 길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당내 입지도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주호영에 이어 정진석 비대위 체제마저 붕괴되면서 당은 큰 혼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진행해 지도부를 꾸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 일각에선 가처분 결과에 상관없이 빠르게 지도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가처분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외부 리스크를 배제한 채 내부 화합을 통해서 당정대 삼각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거기에서 당이 주도해 앞장선다면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대표를 지낸 사람이 정치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간 것 자체가 당심이나 여론에 굉장히 안 좋다"며 "이번주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이 전 대표가 당분간 정치적으로 재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당은 가처분 결과에 따라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전당대회를 열어서 지도체제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두어달 더 혼란이 가중될지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2%,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