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프라에 22조원 지원" 文정부때 서울-평양올림픽 제안서 보니

      2022.10.04 08:12   수정 : 2022.10.04 08: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북한 인프라 구축’에 20조원 넘는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의 제안서는 지난해 4월 1일 IOC에 제출됐다. 당시 서울시는 2020년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고 이후 서정협 권한대행이 이끌고 있었다.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입수한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개최 유치 기본계획서’ 요약본에 따르면 서울시는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대한민국 5조9925억원, 북한 22조6천615억원 등 총 28조5540억원을 각각 추산했다.

투자가 필요한 주요 인프라로는 서울-평양 간 고속철도에 12조1000억원, 같은 구간 고속도로 8조2720억원, 송전선로 구축에 1조2100억원 등이 제시됐다.
5G 등 전용 통신망 구축에도 2조352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평양 능라도 경기장과 2㎞ 떨어진 모란봉구역 일대에 ‘올림픽 빌리지’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최비용으로는 국내에서 3조8570억원, 북한에서 1조7230억원이 들 것으로 서울시는 전망했다. 조직위원회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북한의 개최비용 조달과 관련해 서울시는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될 경우 IOC 등 국제기구의 지원, 글로벌 기업의 투자 등으로 재원이 확보될 수 있다”며 “IOC의 개최도시 지원금이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IOC는 이미 같은 해 2월 집행위원회에서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지로 결정한 하계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하면서 사실상 남북 공동개최는 무산된 상태였다.
브리즈번의 2032년 올림픽 개최는 같은 해 7월 IOC 총회에서 확정됐다.

배 의원은 “올림픽을 계기로 제재를 회피하면서 기술 이전이나 건축, 통신망 설치, 에너지 지원 등 ‘꼼수 대북지원’을 하려 한 것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올림픽 유치 후 북한이 ‘돈이 없다’고 하면 이를 고스란히 우리나라가 감당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모적인 일에 국력을 낭비한 것 아닌지 당시 추진 경위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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