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가계대출 갚자"...9개월 연속 가계대출 잔액 감소
2022.10.04 16:41
수정 : 2022.10.04 16: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금융권이 대출 금리 낮추기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대출 잔액은 또 한 번 쪼그라들어 올 들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율 부담이 높아지자 기존 은행권 대출을 이용했던 차주들이 '빨리 갚고, 안 빌리려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695조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대출 금리가 함께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가계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연 4.76%로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또한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2.96%로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이어오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대를 돌파해 연내 8%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이 이같은 하락세를 견인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508조3777억원)이 전월 대비 1조754억 늘어나는 동안 신용대출(125조5620억원)은 2조519억원 줄었다. 주택 시장 경기가 좋지 않아 집단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금리가 오르는 데 부담을 느낀 차주들이 신용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금리 상승으로 예·적금 금리도 높아지면서 시중은행으로 들어가는 '뭉칫돈'은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30조6838억원 늘어난 760조5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5대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100조 이상 불어났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