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의 역설
2022.10.04 18:34
수정 : 2022.10.04 18:34기사원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은 원천적 약점이 있다. 즉 밤낮이나 기상조건에 따른 '간헐성'이다. 지난해 2월 전남 신안군에서 열린 '해상풍력단지 48조 투자 협약식'은 이를 생생히 보여준 무대였다. 날개의 회전에 필요한 초속 4m 정도 바람조차 불지 않자 3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발전기를 동원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가슴 뛰는 프로젝트"라고 했지만 '전기 생산이 아닌, 소비하는 풍력'을 시연한 꼴이었다.
얼핏 보면 태양광은 공짜 에너지원이다. 무한정 공급되는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면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풍부한 일조량이 필요조건이다. 이를 충족 못하는 시간대엔 다른 발전원으로 백업을 해야 하는 데다 아직 발전효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 개선 등 각종 기술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잇단 ESS 화재사고에서 보듯 갈 길이 멀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토지를 과소비하는 태양광에 불리하다.
문재인 정부는 과속 탈원전과 함께 재생에너지에 올인하려다 사달이 났다. 태양광 난개발로 인한 산사태가 단적인 사례다. 인국공 태양광의 형편없는 가성비도 마찬가지다. 1~2회 중간 계투를 맡겨야 할 투수를 완투시키려다 난타당한 꼴이어서다. 원전도, 재생에너지도 각기 장단점은 있다. 한국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려면 답은 분명하다. 에너지원별 기술발전 추이를 지켜보며 최적의 '에너지 믹스' 전략을 짜야 한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