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경영 손 떼
2022.10.05 02:21
수정 : 2022.10.05 02:21기사원문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 창업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후계 구도를 완료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73세의 달리오가 자신의 표결권 전부를 이사회에 위임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경영 손 떼
달리오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브릿지워터 투자 위원회 소속으로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3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달리오는 그러나 경영권을 이사회에 넘겼다. 다만 창업자 겸 CIO 멘토로 계속해서 이사회에는 잔류하기로 했다.
FT에 따르면 이날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니르 바 데아와 마크 베르톨리니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레이(달리오)의 브릿지워터 전환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메일에서 이들은 "이 작업이 쉽지는 않았고, 늘 의견이 같은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거의 모든 기업들이, 또 창업자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방금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업자가 주도하는 소규모 자산운용사에서 차세대가 성공적으로 주도하는 내성이 강한 금융사로 전환하는 일을 우리는 해냈다"고 강조했다.
전설적인 투자자
달리오는 1975년 브릿지워터를 세워 운용 자산규모 151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키웠다.
달리오가 만든 브릿지워터의 기업문화는 혁신적이다.
파격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자체가 '혁명적인 투명성'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또 대화내용 녹음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뒤에 상사가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떠넘기는 등의 책임 떠넘기기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같은 사내문화는 외부인들에게서 비판을 받기도 했고, 일부 직원들조차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브릿지워터를 일구는 초석이 됐다.
10년 넘게 걸린 경영권 전환
달리오는 경영권을 후계자에게 넘기기 위해 10년 넘는 세월을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숱한 이들이 CEO 자리에 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레그 젠슨과 모간스탠리 경영진 출신인 에일린 머레이를 2011년 공동 CEO로 앉히면서 후계 인계 작업이 시작됐다.
젠슨은 그러나 달리오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뒤 2016년 공동 CEO에서 물러났다. 다만 공동 CIO로 잔류했다.
달리오는 애플 고위 간부였던 존 루빈스테인을 젠슨 후임으로 데려와 머레이와 함께 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그러나 루빈스테인은 회사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1년도 안돼 회사를 떠났다.
루빈스테인이 맡았던 공동 CEO 자리는 미 육군 수색대 출신으로 보험사 간부였던 데이비드 매코믹에게 돌아갔다.
브릿지워터는 성차별 논란도 겪었다.
공동 CEO 머레이가 2019년 회사를 떠났고, 자신이 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뒤 지연된 보너스 지급을 거부당했다며 소송을 내 문제가 커졌다.
매코믹은 머레이가 떠나면서 단독 CEO가 됐지만 그 역시 상원의원에 출마하면서 1월 사퇴했다.
한편 브릿지워터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당시 주가 폭락으로 고전했지만 이후 주식시장 급등세에 힘입어 큰 성과를 냈다.
특히 올해 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두드러진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브릿지워터의 퓨어알파펀드는 올들어 9월말까지 34.55%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