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메디신 "국내 최대 바이러스벡터 전용 'CDMO' 시설 가동"

      2022.10.05 06:12   수정 : 2022.10.05 06:12기사원문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가 4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퓨전테크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가 4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퓨전테크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가 4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퓨전테크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0.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국내 바이오기업 진메디신이 연내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사업을 시작한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이 CDMO 시설은 지난 8월 1000평 규모로 완공됐다.
창업주인 윤채옥 대표가 2020년 사업을 처음 구상한지 약 2년 만이다.

진메디신의 CDMO 사업 목표는 '바이러스 벡터' 전용 위탁 개발·생산이다. 바이러스 벡터의 '의약품 품질 제조·관리(GMP)' 운영을 위해서는 일반 세포치료제보다 고도화된 개발·생산 기술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서만 25년 이상 연구해온 윤 대표는 최근 관련 전문 인력들을 대거 채용,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바이러스 벡터 개발·생산만을 위한 시설을 갖춘 기업은 전세계에 거의 없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이를 특화해 항암바이러스 신약 개발에 매진 중인 진메디신을 세계적인 바이러스 벡터 CDMO 기업으로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는 5일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 신약 후보물질의 위탁 개발·생산을 아시아의 한 기업에 의뢰한 적이 있는데,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맞추지 못했다"면서 "결국 우리가 시설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 바이러스 벡터 전문 CDMO 시설이 생긴다면 국내 유전자 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활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하남시 1000평 규모 CDMO 설비 구축…"국내외 기업들과 수주 논의"

바이러스 벡터는 코로나19 유행을 통해 국내에 많이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바로 바이러스 벡터 기반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이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체내에 독성이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증식시켜 면역력을 키우는 원리다.

진메디신의 CDMO 사업은 이 바이러스 벡터에 자사의 원천기술 및 유전 공학기법을 가해 고객사가 원하는 바이러스를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바이러스 벡터가 바이러스를 복제, 전사, 번역 등을 시켜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바이러스를 암세포 안에서 증식시켜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는 항암 바이러스제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CAR-T와 CAR-NK와 같은 세포 치료제 개발 생산에 필요한 바이러스 벡터 역시 만들 수 있다.

진메디신은 이를 연구개발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다.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한 바이러스 벡터 CDMO 시설은 약 1000평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다. 윤 대표는 "CDMO 사업으로만 연간 매출 2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풀가동하면 임상1~3상까지 필요한 시료를 모두 만들 수 있다. 연간 최대 약 6개의 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할 수 있다. 다루는 바이러스 종류는 아데노바이러스,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렌티(LENTI) 바이러스, 백시니아 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등 다양하다.

품질관리(QC)팀, 생산팀, 설비팀, 분석팀, 공정팀 등 각 팀장들을 모두 대기업 20년 이상 경력자들로 구성해 전문성을 높였고, 이를 총괄하는 GMP 총괄본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에서 생산본부장을 역임한 전문가다.

설비는 지난 8월 완공됐다. 생산 결과가 기준대로 일관성 있게 도출되는지 확인하는 '밸리데이션'을 현재 진행 중이다. 10월말 시범가동을 하고 연말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윤 대표는 "대부분의 신약 개발 일정은 임상시료 생산이 언제 이뤄지는지 등에 의해 좌지우지한다"며 "바이러스 벡터 생산을 제때,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진메디신은 현재 몇몇 국내외 기업들과 CDMO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신투여 가능한 암세포 표적 '항암 바이러스' 개발중"

진메디신은 CDMO 사업으로 발생한 수익을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체 GMP 시설을 갖고 있는 만큼 임상개발 속도도 높이겠다는 목표다.

진메디신은 자체 항암 바이러스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 개발 플랫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기반이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여러 유전자를 삽입해 암억제 효과를 배가 시키는 것이 진메디신의 기술이다.

특히 진메디신이 개발한 바이러스는 전신투여가 가능한 바이러스 나노 복합체다. 사람은 원래 체내 들어온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면역반응 등의 기전을 갖추고 있다. 암 치료를 위해 항암 바이러스를 정맥투여하면 면역체계가 이를 바로 없애는 것이다. 그래서 이 항암 바이러스가 암까지 도달할 기회가 없다. 또 정맥투여시 물질이 간으로 가면서 간독성도 유발된다.

윤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러스 표면을 면역체계가 인식하지 못하는 폴리머 소재의 나노물질로 감쌌고, 특정 암세포로만 도달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표면에 항체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또 투여시 암세포 사이에 있는 단단한 세포외기질을 녹여내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보다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진메디신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GM101~GM104 등 총 4개다. 이 가운데 GM102와 GM104가 바이러스 나노 복합체로 만들어졌다. GM101과 GM103은 나노물질과 항체가 없는 기본적인 아데노바이러스 기반으로 제조됐다. 따라서 GM101과 GM103은 전신 정맥투여없이 암세포에 직접 투여하는 두경부암, 흑색종 등의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물론 다른 장기로 암 전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치료 대상이 된다.

GM101은 이미 임상1상을 마쳤으며, 2023년 2분기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으로 임상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GM101은 하남 CDMO 시설을 통해 생산하는 첫 번째 임상시료가 된다.

GM102와 GM104는 현재 임상 이전 단계인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GM103에 대해선 진메디신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1·2a상(2상 전기) 시험계획서를 제출했고, 이달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같은 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모든 파이프라인의 임상1상은 단독투여를, 임상2a상부터는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투여로 진행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서강대 생물학, 동대학원 분자생물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1996년 2월 미국 일리노이공과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 과정을 마쳤다. 2000년 연세대 의대 조교수로 부임했으며, 2011년까지 부교수와 정교수를 역임하다 같은해 한양대 공대 생명공학과 교수로 부임,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윤 대표는 보유한 신약물질을 미국 바이오기업 두 곳에 기술이전(라이선싱 아웃)하기 위해 2014년 11월 진메디신을 창업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창업 제안을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근무지인 연대와 한양대에서 각각 관련 특허를 산 뒤 2016년 기술이전을 했다. 그러다 안식년이었던 2017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랩(Lab)에 갔다가 랭거 교수의 영향을 받고 본격적으로 진메디신 경영에 나섰다.
랭거 교수는 모더나사의 공동 창업자이다.

진메디신은 2019년 5월 시리즈A로 165억원을 투자받았고, 이때부터 GM101~104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341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