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어렵고 학점 짜다”는 불만 제기한 뉴욕대 학생들, 학교는 교수 해고했다
2022.10.06 07:52
수정 : 2022.10.06 07:52기사원문
미국 명문 사립대인 뉴욕대(NYU)의 유명 교수가 “강의가 어렵고 학점이 짜다”는 학생들의 불만 탓에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틀랜드 존스 교수(84)는 유기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이다. 제5판까지 출간된 권위 있는 교과서를 저술했으며 2007년 프린스턴대에서 퇴직 후 뉴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그의 수강생 350명 중 82명이 존스 교수를 비판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중요한 유기 화학 강의가 너무 어렵고 학점이 높게 나오지 않아, 그의 강의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악명 높은 수업이라는 것이다. 청원서는 “우리의 학점이 굉장히 우려스럽고, 학점은 우리가 이 강의에 쏟은 시간과 노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은 존스 교수가 기존 3회 치르던 중간고사를 2회로 줄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학점을 만회할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또 존스 교수가 평균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추가 점수(extra credit)를 받을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 일부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음에도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특히, 그들은 존스 교수가 “거들먹거리고 요구가 많은” 어조를 사용했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청원서는 “이렇게 수강 철회율이 높고 학점이 낮은 수업은 학생들의 배움과 안녕을 우선시하지 못하며, 화학과뿐 아니라 학교 전체에 안 좋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 교수는 자신의 기준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으나, 뉴욕대는 존스 교수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대학 측은 존스 교수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것 뿐 아니라, 학생들을 달래기 위해 학생들이 소급해서 수업 수강을 취소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존수 교수를 두둔하는 학생도 다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존스 교수의 강의를 수강했던 한 학생은 “해당 강의는 대형 강의었기에 모두가 좋은 학점을 받을 수는 없는 구조”라며 “(청원서에 등장한) 몇몇 의견은 자신이 받은 점수에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들 역시 존스 교수가 해임된 사실에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학생은 존스 교수가 질문한 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교수였다고 밝혔다.
NYT는 “교수가 높은 학문적 목표를 세우고 학생은 따라오는 옛날식 문화와, 소통과 지원에 중점을 둔 최근 추세가 충돌한 것”이라고 했다.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가 다니는 대학이 직면한 압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NYU의 다른 교수들은 “시험 중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돼도 학점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 “대학이 학생들을 그저 행복하게 해 주는 곳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