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달러 제치고 루블화 거래액·건수 첫 1위

      2022.10.06 15:04   수정 : 2022.10.06 15:04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위안화가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달러를 제치고 거래액과 거래량 1위 외화가 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된 이후 가스 판매대금 등 각종 무역에서 루블화·위안화 거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관찰자망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 거래소는 6만 4900건의 위안화와 루블화 거래를 완료했다.

거래액은 703억 루블(약 1조 6300억원)이다. 같은 날 달러와 루블화 거래 건수 2만 9500건, 거래액 682억 루블과 비교하면 건수는 2배 이상, 금액은 21억 루블가량 많다.


중국 매체는 “위안화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달러를 제치고 외화 중 최대 규모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4일에도 이 거래소의 위안화와 루블화의 거래액(639억 루블)과 거래 건수(4만 6000건)는 달러와 루블화 거래액(594억 루블) 및 거래 건수(2만 1500건)를 앞섰다.

스위프트는 국제 금융거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은행간 지급결제 시스템으로 해외 송금을 원활하게 하는데 필수적이다. 각 은행에 스위프트 코드가 부여되며 이를 토대로 은행 간 해외 자금 이체가 이뤄진다. 하지만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위프트에서 차단됐고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 빈도를 늘였다.

실제 지난 7월 러시아는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3위에 올랐고,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이 위안화를 지불 통화로 사용한 비율도 4%로 확대됐다.

러시아는 스위프트에서 배제되기 이전인 지난 2월에는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월간 순위에 들지조차 않았고 러시아 기업 및 은행들의 위안화 국제 결제 역시 2월에는 0%, 지난 6월에도 1.42%에 그쳤다.

이 덕분에 위안화의 몸값은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라는 중국 당국의 청사진과도 맞아떨어진다.

스위프트 통계에 따르면 8월 위안화의 국제 결제액은 전달보다 9.25% 늘었으며 결제 비중은 2.31%를 차지했다. 2018년까지 1%대에 그쳤던 위안화 국제 결제 비중은 지난 1월에는 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은 스위프트와 별개로 위안화 결제·청산 시스템인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를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3000여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병합 당시 스위프트망 차단 가능성이 제기된 이래로 러시아 금융결제 정보전달 시스템(SPFS)을 구축했다. SPFS 시스템에 연결된 러시아 국내외 은행은 400여개로 알려졌다.

SPFS와 CIPS가 주목되는 것은 모두 ‘탈 달러화’라는 같은 목적 외에도 기능적·전략적 통합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미 러시아 은행 중 20~30여개가 CIPS와 연결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인 지불 및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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