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후원금 잠적 '경태 아부지' 대구서 검거..반려견 두마리도 발견
2022.10.07 08:07
수정 : 2022.10.07 08: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려견과 함께 택배 배달을 하며 누리꾼의 이목을 끌었던 택배 기사 김모씨(34)와 그의 여자친구 A씨가 6개월의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국민 강아지로 불린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은 뒤 잠적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기부금품법 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김 씨와 여자친구 A씨를 지난 4일 오후 8시쯤 대구에서 검거했다.
전직 체조선수로 알려진 김씨는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수술비를 빌미로 여러 차례 후원금을 모금한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반려견과 함께 배달하는 택배 기사'로 SNS 등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지난 2013년 비 오는 여름날 유기견을 발견하고 경태라고 이름 붙여 키워왔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경태는 '택배견'으로 명성을 얻었고 SNS를 찾는 이들도 수십만에 달했다. CJ대한통운 택배는 이들을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김 씨는 지난 3월 돌연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에 걸렸는데 치료비가 없고, 누군가 차 사고를 내 택배 일도 할 수 없다’며 후원금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가 후원자들에게 개인적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입금을 요구한 사실도 알려졌다.
결국 김씨가 후원금에 대한 영수증을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반려견 치료비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을 자주 요구한 점 등으로 인해 '후원금 먹튀'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경찰은 김 씨와 A씨가 이렇게 횡령한 금액이 6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