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며 떠났다' 이대호, 은퇴 경기서 투타 겸업…적시타에 홀드까지(종합)

      2022.10.08 20:02   수정 : 2022.10.08 20:32기사원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 8회초 마운드에 올라 LG 고우석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와 아내 신혜정씨 그리고 자녀들이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야구를 보러온 만원관중으로 붐비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투타를 겸업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 롯데의 3-2 승리에 일조했다. 8회초에는 투수로 깜짝 변신해 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홀드를 기록했다. 총 4개의 공을 던진 그의 최고 구속은 129㎞.

이날 경기는 2001년 프로에 입문한 후 롯데와 야구대표팀에서 발군의 기량을 펼치며 '조선의 4번 타자'로 위용을 떨쳤던 이대호의 현역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웃으며 떠나겠다"고 밝혔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

이대호는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루, 3루 관중석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를 한 그는 1회말 2사 1루에서 LG 선발 투수 김영준의 직구를 받아쳐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대호의 통산 2199번째 안타이자 통산 1425번째 타점.

LG 중견수 박해민이 공을 잡기 위해 높이 뛰어 올랐지만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맞고 나왔다. 비거리가 다소 모자라 홈런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1루 주자 잭 렉스를 홈으로 불러들이기엔 충분했다. 이 한 방에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2만2990명의 팬들은 "이대호"를 목청껏 외치며 기뻐했다.

이대호는 1-2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 한동희가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자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날 경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계자 중 1명으로 한동희를 지목했는데 한동희가 그 기대에 부응한 것.

은퇴 투어 경기마다 안타를 쳐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던 이대호는 아쉽게 2200번째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3회말과 5회말 타석에서 연거푸 병살타를 쳤으며 7회말 1사 1, 2루에서는 유격수 인필드플라이로 아웃됐다. 타자 이대호의 마지막 타격이었다.

1루수로 나선 이대호는 안정된 수비를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3회초 1사 1루에서 문보경의 타구를 재빠르게 낚아채 2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다. 이어 오지환의 강습 타구를 몸으로 막아낸 뒤 직접 오지환을 태그해 이닝을 끝냈다.

이 수비 과정에서 타구에 오른손을 맞았으나 이대호는 투혼을 발휘했다. 교체 없이 출전을 강행했다.

이대호는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6회초 무사 1루에서는 문보경의 타구를 잡아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연결했다.

이대호 은퇴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8회초였다. 7회말 타격을 마친 직후 불펜으로 이동해 투구 연습을 했던 이대호는 팀이 7회말 고승민의 적시타로 3-2 전세를 뒤집은 상황에서 최준용에 이어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후 22년 동안 '조선의 4번 타자'로 명성을 떨쳤지만 사실 그가 2001년 롯데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그의 포지션은 투수였다.

이대호가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은 경기 전부터 예상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오늘 스페셜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며 이대호가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대호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20년 가까이 투수로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그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투수 이대호는 8회초 LG 대타 고우석과 투타 대결을 벌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앞서 "이대호가 최고의 타자니까 우리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고우석)를 대타로 내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결과는 투수 이대호의 승리였다. 초구 126㎞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진 이대호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고우석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고, 직접 공을 잡아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 1개를 기록했다. 이에 그는 투수 첫 등판 경기에서 홀드까지 세웠다.

투수 이대호의 등판은 짧았다.
공 4개를 던진 이대호는 구승민과 교체됐고,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2만2990명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다시 1루 수비를 맡은 이대호는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9회초 2사 2루에서 유강남의 3루수 땅볼을 잡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후배들과 현역 마지막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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