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에 경·등유 수요 증가… 정유사 반사이익 보나

      2022.10.09 18:07   수정 : 2022.10.09 18:07기사원문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하루에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가운데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경·등유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다. 국내 정유4사 입장에선 원유감산으로 유가 상승시 반사이익을 볼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허리케인 상륙으로 미국 정유사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점도 국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PEC+는 1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총 13개월 동안 올해 8월 대비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세계 공급량의 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여기에 러시아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감소, 전세계적인 겨울철 경·등유 수요 증가, 미국 정유사 공장 가동률 하락 등이 맞물리며 국내 정유4사가 단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그동안 겨울철 난방을 위해 주로 러시아산 LNG를 수입해 사용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LNG 수입을 줄이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경유·등유의 수요 증가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실제로 이달 들어 석유제품인 국제 등·경유 가격은 크게 뛰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각각 배럴당 110.10달러, 116.97달러였던 국제등유 및 경유 가격은 이달 7일 각각 129.76달러, 146.05달러로 17.8%, 24.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인 두바이유가 배럴당 93.66달러에서 94.36달러로 차이가 거의 없는 것과는 대조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 가공해 제품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오르면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증가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EU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정유 제품 가격 상한제를 발표하는 등 대러 제재가 지속되는 만큼 추가 제재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세계적인 경·등유 수요가 늘어나면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국내 정유사에게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허리케인 상륙으로 정유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것도 호재다. 업계와 증권가는 미국 정유사들의 9월 말 공장 가동률이 전주 대비 3% 가량 줄어든 90.6%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3·4분기 국내 정유4사 공장가동률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정유4사의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평균 96.7%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 감산과 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국내 정유사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 유가가 워낙 민감하게 변화하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 위축, 전체적인 에너지 수요 감소 등이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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