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서 쏘더니 이젠 저수지서도 쏜다..北 SLBM 탐지 가능할까
2022.10.11 08:44
수정 : 2022.10.11 08:44기사원문
북한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 이후인 9월 25일부터 보름 동안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10일 공개하면서 핵무력을 과시했다. 특히 북한은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창당 77주년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보름 동안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현장 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북한은 특히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SLBM이 솟구치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SRBM을 쏜 것으로 추정했지만, 북한은 발사훈련이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국내외 SLBM 개발 과정을 보면, 해상 바지선 발사→수중 바지선 발사→잠수함 발사의 단계를 밟는다. 군 당국은 그동안 북한이 잠수함 발사 단계에 이르진 못했고, 조선소와 잠수함 기지 등이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의 해상·수중에서 SLBM 시험 발사를 해왔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바지선에 발사관을 두고 ‘콜드론치’ 방식으로 미사일을 쏜 것으로 추정된다. 수중에서 고압 장치로 SLBM을 수면 위로 밀어 올린 뒤 점화되는 발사 방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열차 발사도 이례적이지만, 저수지 발사는 유례가 없다며 발사 징후를 탐지당하지 않기 위한 북한의 노력으로 분석했다. 우리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고자 열차에 이은 새로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군의 북한 SLBM 탐지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실전 운용 가능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입장도 있다. 저수지 발사는 수중에서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쏘는 것보다 은밀성이 떨어지고, 지상에서 TEL로 쏘는 것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저수지에서 SLBM을 운용하기보다는,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에 탑재하기 전에 실거리 발사를 통해 정확도와 파괴력 등을 시험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