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기사’ 의원 보좌진 인식 바꿀것"

      2022.10.12 18:06   수정 : 2022.10.12 18:06기사원문
"대부분 저희를 기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저희도 엄연한 별정직 공무원에 수행비서라는 명칭이 있어요.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김인태 비서관(사진)은 처음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일하며 일을 시작했다. 김 비서관은 "김 전 총리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첫 시작이 좋아 일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김 전 총리님께서 배려해주시고 생각해주신 덕분에 일이 재밌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비서관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수행보좌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회장을 맡게 된 이유를 묻자 "예전에 모 수행비서 한 분이 과로로 주차장에서 코피를 흘리며 쓰러진 적이 있었다.
의원실에서는 배려해 병가를 줬지만, 별정직의 특성상 불안한 신분이라 쉬지도 못하고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그 모습을 비롯해 여러 수행비서들의 사정을 들으며 "누구도 나서지 않을 일이라면 내가 나서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가장 가까이 모시는 직급에도 불구하고 업무 특성상 노동 강도에 비해 다양한 처우가 아쉬웠던 기억이 그를 회장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김 비서관은 가장 시급한 것은 처우개선이라며 "보좌진의 초과근무시간은 한 달에 32시간으로 정해져 산정된다"면서 "대부분의 수행비서들은 32시간을 가볍게 초과한다. 많이 일하는 분들은 몇 백시간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비단 수행비서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보좌진에게 적용되는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 보좌진의 노동강도는 다른 직종에 비해 센 편이다. 국회의원에게 쏟아지는 민원이 많은 만큼 하루에도 몇 개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행보좌진은 운전 외에도 일정관리, 사진촬영, 의원의 공과 사적 영역 경계선에서 많은 업무를 진행한다. 그가 불편해하는 건 '운전기사'라는 고정관념적 표현이다. 그는 '운전수당' 조정 등 처우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비서관은 "최근 양경숙 의원께서 수행비서들의 운전수당을 20만원으로 상향해 달라고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국회사무처에 건의했다"며 "저도 건의했더니 이광재 사무총장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회 수행보좌진의 운전수당은 몇 십년간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또 급수조정의 당위성도 지적했다.

수행비서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50% 이상의 수행비서가 8급 이하의 급수로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 비서관은 "어떤 곳은 수행비서를 인턴으로 등록하는 곳도 있어 급수조정이 필요하다"며 "정책이나 홍보보좌진과의 급수 관계 때문에 불편해지니, 차라리 행정비서와 함께 따로 급수를 빼서 몇 년이 지나면 한 급수를 올려주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재의 직업이 좋았던 건 그동안 모신 의원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라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지금 모시고 있는 의원님도 수행비서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앞장서주셨다"며 "이런 분들 덕분에 수행보좌진협회 회장까지 나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수행보좌진의 처우개선을 위해 앞장설 것임을 다짐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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