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제 시대, 보험업계 기대 높지만 인식은 부족"
2022.10.12 18:16
수정 : 2022.10.12 18:16기사원문
12일 '데이터 경제와 지속가능보험'이라는 주제로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제15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금융당국과 업계는 패널토론을 통해 "데이터 활용이 미래 세대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실제 활용이 잘 되고 있지 않는 이유로 보험 업계에 대한 신뢰도 부족,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요인을 언급하고, 효용 극대화를 위해 업권과 금융당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활용의 가치는 무궁무진
최낙천 KB헬스케어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역학 조사가 기여했던 바를 언급하며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설득했다.
그는 보험산업에서 데이터 활용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데이터라는 단어가 '비용'으로 존재하는지 '수익'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직 한국 사회가 이를 비용으로 인식, 데이터 활용에 드는 비용에 비해 얼마나 큰 가치를 낼 수 있는지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의 가치에 대한 답으로 최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한 역학 조사 사례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개인에 대한 설문 외에 금융 데이터라고 부르는 카드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를 통한 위치 정보를 결합해 역학조사를 했고 그 결과 재생산 지수를 급격히 낮출 수 있었다"면서 "가장 큰 부가가치를 만들었던 데이터 비즈니스가 이 역학 조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그레이드헬스체인 대표도 "데이터를 얻어야 했고, 데이터를 얻는 방법이 필요했고, 데이터를 얻어야지 보험 상품이나 언더라이팅이나 프레임 쪽에서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회사를 만들었다"면서 보험업에서 데이터 활용을 통한 가치 창출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는 실제로 데이터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개정 데이터 3법이나 공공데이터 법,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등은 많은 논의와 토론의 산출"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사전적인 안전장치와 사후적인 조치도 잘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실질적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데이터 활용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업계·당국 함께 노력 필요
보험 업계가 이미지 제고를 통해 데이터 활용의 효용 측면에서 소비자를 설득하고, 금융당국도 이에 발맞춰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피터 마스 스위스 생갈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로운 위험이 등장하고 이에 대한 보호가 없을 때 보험 회사가 선제적으로 위험을 보장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면서 "보험 회사들이 사회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아무것도 주지 않고 데이터를 사용하겠다고 하면 아무도 주지 않는다"면서 "고객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보험도 사회 친화적인 기업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지선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국장은 "한국은 보수적인 나라인 데다가 과거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있어 (데이터 활용에) 굉장히 문이 닫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다른 부처와 협의가 많은데,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서 보험 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보험 산업 홀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오늘 분명히 들었다"면서 "이해관계가 다른 의료 관계자 또는 의료 관계 공공기관과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팀장 박신영 연지안 박소연 이승연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