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상승 5%대면 금리 인상 지속"… 연말 3.5% 전망
2022.10.12 18:26
수정 : 2022.10.12 18:26기사원문
■물가·환율, 금리 빅스텝 주요인 부상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올해 마지막 금통위인 내달 24일 금리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내달 역시 빅스텝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이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정책대응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외환부문의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1월 인상 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다음번 회의에서의 인상 폭과 그 이후의 금리인상 경로 등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는 물가가 우선적 고려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물가전망에 따르면 내년 1·4분기까지는 5%를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원인플레이션율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말 빅스텝?…한미 금리차 주목
이 총재는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이번 빅스텝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원화의 급격한 절하는 두(가지)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당연히 수입물가를 올려서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부분 지연시킬 위험이 늘어나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화의 평가절하 자체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 역시 금리인상의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다. 이날 한은 기준금리가 3.0%가 되면서 미국(3.25%)과의 금리 차는 0.25%p로 좁혀졌다. 그러나 내달 미국이 다시 0.75%p 금리를 높인다면 금리 차는 1.0%p로 확대된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금리인상 수준을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변동 속도 등을 보고 결정한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고통 본격화
이 총재는 빅스텝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