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돌아온' 신라젠의 거래 재개...그런데 주가는?

      2022.10.13 06:00   수정 : 2022.10.13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았다. 신라젠은 거래소가 요구한 개선 계획서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
신라젠 주식에 35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힌 이성호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12일 신라젠의 거래 재개 발표 소식에 감격에 벅찬 반응을 내놨다.

신라젠의 주권 거래가 13일부터 재개된다.
지난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된 지 2년 5개월여 만이다. 2년 넘게 투자자금이 묶여 있던 17만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7만 신라젠 개미들 안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12일 신라젠에 대한 상장적격성을 심의한 결과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1년의 개선 기간이 끝난 올해 1월 기업심사위원회(1심)로부터 ‘상장 폐지’ 의결 결과를 받았다. 한 달 후 1차 시장위원회(2심)가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고, 이날 2차 시장위원회에서 상장 유지 결정을 낸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며 이들의 지분율은 66.1%에 이른다.

이날 거래소의 결정을 들은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이성호 신라젠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신라젠이 상장하기 전의 일을 갖고 거래 정지를 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됐지만 뒤늦게라도 거래소가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리면서 주주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수많은 투자자들이 걱정했지만 신라젠은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면역 항암제 개발 회사인 만큼 그 보상을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신라젠의 상장 유지 결정으로 코오롱티슈진 역시 거래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보사 건으로 진행 중이던 시장위 심사는 올해 2월 결론을 내지 못하고 기약 없이 속개됐지만, 거래소는 시장위 심사와 기심위 심사를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 본인들이 상장한 기업을 본인들이 상장 폐지를 시킨다면 책임질 게 많아져셔 거래 재개를 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라며 "코오롱티슈진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거래재개 가능성 높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주가 추가 하락 우려도
거래가 재개되는 신라젠에게 남은 건 주가 관리이다.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 2020년 5월 4일 신라젠의 종가는 1만2100원, 시가총액은 1조2447억원이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30거래일 이상 장기 거래 정지 종목은 거래 재개 시 시초가를 새로 책정해야 한다.

거래소는 신라젠의 직전 종가인 1만2100원을 평가가격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최저 호가(6050원)와 최고 호가(2만4200원) 사이에서 기준가격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거래가 재개되는 13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호가를 접수해 단일가격에 의한 매매 방식으로 결정된 최초 가격을 기준가로 삼게 된다.

신라젠 거래재개 기대감에 이날 코스닥 제약 및 의료·정밀기기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제약업종 지수는 전날 대비 1.24% 오른 6657.66을, 의료·정밀기기 지수도 1488.81로 집계돼 0.42%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다른 종목들이 겪었던 조정 국면을 단기간에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됐다 이달 11일에 거래가 재개된 휴엠앤씨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1435원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정지 직전 종가였던 4555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5월 거래 정지됐던 큐리언트는 재개 첫날인 이달 7일 1만5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정지 직전인 3만3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또한 1300억원이 증발했다.


위혜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좋지 못했던 제약·바이오 장 분위기가 한꺼번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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