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망가지는 것보다 사람이" 의식잃은 버스기사 구한 또 다른 버스기사

      2022.10.13 07:56   수정 : 2022.10.13 10: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 주행중 의식을 잃은 동료 운전기사가 몰던 버스를 자신의 버스로 가로막아 추가 사고를 예방한 운전기사의 일화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2일 새벽 5시 45분께 버스를 몰고 충남 보령시 남포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무창포 졸음쉼터 인근을 지나던 신모씨(43)는 앞서가던 버스가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주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버스는 자신의 동료가 몰던 버스로 신씨는 이 버스 운전자와 한 연예기획사에 고용돼 버스를 운행해왔다.



이대로 두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음을 직감한 신씨는 이 버스를 추월한 뒤 속도를 줄였고 위치가 바뀌어 뒤따르던 버스는 신씨의 차 뒷부분을 들이받고서야 멈출 수 있었다.

신씨가 곧바로 뒤차에 뛰어갔을 때 동료인 30대인 운전기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신씨의 119 신고로 병원에 옮겨진 이 운전기사는 점차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에는 운전자 2명만 타고 있어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버스를 세우는 과정에서 들이받히고 가드레일에 부딪치면서 신씨의 차도 일부 부서졌고 신씨는 차 수리 기간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신씨는 "차가 망가지는 것쯤이야 사람이 죽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며 "'무조건 세워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본능처럼 추월했다. 나 아닌 누구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신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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