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장비업체, 인력 '탈중국' 시작...주가 또 급락

      2022.10.13 12:40   수정 : 2022.10.13 12:40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중국 내의 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반도체 생산기업 지원을 중단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 주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이후 연일 급락하고 있다.

■KLA·램 리서치·AMAT, 직원·기술자 中철수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KLA와 램 리서치는 중국의 국영 반도체 생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파견했던 기술자와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미국 업체가 납품한 반도체 장비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을 담당하는 파견 직원들은 중국 YMTC 공장의 운영과 생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또 이미 YMTC에 설치된 자사 장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설치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장비의 경우 추가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 업체의 지원이 중단되면 YMTC와 같은 중국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 장비의 업그레이드와 유지뿐 아니라 향후 반도체 개발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KLA는 반도체를 테스트하는 장비를 생산하고, 램 리서치는 반도체 웨이퍼의 식각 공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1위의 미국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도 이미 주요 인력의 탈중국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일한 한 엔지니어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올해 7월 회사로부터 출국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국경절 이후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 반도체 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행사를 열고 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와 관련, “근본적인 기술이 마당 안에 있게 해야 하며 담장은 높게 해서 전략적인 경쟁자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을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하는 데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中반도체 업체 주가 10% 이상 하락
미국 제재 발표 이후 중국 반도체 업체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시가총액 1000억 위안을 훌쩍 넘는 중국 반도체 장비 선두기업 베이팡화창은 이례적으로 정오에 실적 예상 공시를 냈지만 하한가를 풀지 못해 이틀 연속 밑바닥을 쳤고 화하이칭커(CMP 공정 장비 회사), 하이광정보(중국 CPI 반도체 설계 1호 업체), 성메이상하이(반도체 세정장비 업체) 등 주가도 10%이상 떨어지며 반도체 업계 하락을 주도했다.

복수의 반도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차이신에 “미국의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는 중국 반도체 장비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화웨이처럼 저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미국 관련 부품은 기계 한 대에 수만 개의 부품이 있으며 일부는 아직 국내에서 만들 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반도체 공장은 주재료인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화학적기계연마공정(CMP) 장비를 비롯해 웨이퍼 공정 모든 단계에서 미국과 일본 회사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리서치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상위 10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중 3곳이 미국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일본 기업은 4곳이며 점유율은 19.5%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별로는 AMTA 18.6%, 네덜란드 노광장비 업체 ASML 18.1%에 이어 미국 램 리서치, 일본 도쿄전자, 미국 KLA가 각각 3~5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는 베이팡화창, 흘당반도체, 중웨이반도체(AMEC) 등을 모두 합쳐도 1.5%에 불과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토종 반도체 업체들에게 대규모 지원책을 펼쳤고 수많은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했다. 팡정증권연구소 과학기술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한 때 시총 1000억 위안 이상 반도체 기업은 15곳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 제재와 글로벌 반도체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 부진, 자국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 주가는 9개월째 내리막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