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찍으며 복귀 신고식… 신라젠, 계속 웃을까

      2022.10.13 18:20   수정 : 2022.10.13 18:20기사원문
'지옥에서 돌아온' 신라젠이 역전의 드라마를 썼다. 거래 재개 첫 날인 13일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이날 기준가(8380원)에서 29.47% 오른 1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라젠은 거래정지 직전 종가(1만2100원)의 50∼200% 범위에서도 하단에 기준가가 정해졌다. 거래정지 직전보다 30.7%나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개장 직전부터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신라젠의 거래량은 3015만주로 거래정지 전(200만~700만)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날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량(10억2845만주)의 2.9%에 해당한다.

■거래 첫날 상한가…의견 분분

신라젠의 상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적이 꾸준히 나오는 데다 임상에서 성과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대상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임상을 완료하고 내년에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에 따라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의 병용 효과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 결과를 토대로 리제네론과 라이선스아웃(L/O)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은 규모가 큰 편이 아니지만 상장 당시 바이오 열풍을 일으킨 기업"이라며 "이번 거래 재개 결정으로 침체된 바이오시장에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라젠 거래재개 기대감에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의 제약 및 의료·정밀기기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제약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 오른 6657.66, 의료·정밀기기지수도 0.42% 상승한 1488.81로 나타났다.

신라젠은 이날 대주주 엠투엔과 주요주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보유주식 전량을 최대 2025년 10월 12일까지 의무보유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단타족 성지 돼...하한가 갈 수도"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상장적격성 심사 이후 거래가 재개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달 11일 거래가 재개된 휴엠앤씨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거래정지 직전 종가(4555원)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5월 거래 정지됐던 큐리언트는 재개 첫날인 이달 7일 1만5450원으로 거래를 마감, 정지 직전(3만3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현재는 거래정지 직전보다 3분의 1 투막이 났다.


위혜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좋지 못했던 제약·바이오 장 분위기가 한꺼번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의 현재 주가 자체가 단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언제 하한가를 기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타족들이 몰리면서 형성된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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