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돈 빌리던 기업들은 '이자 공포'
2022.10.13 18:26
수정 : 2022.10.13 18:26기사원문
금리가 급등하자 회사채 시장은 경색됐다. 자금수요를 회사채 시장에서 채우지 못한 기업들은 대출로 대체하려 하지만 기업대출 금리 또한 가파르게 상승, 이자부담이 불어나고 있어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55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달보다 9조4000원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9월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전달인 8월에도 8조7000억원 늘었고 7월에는 12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모두 89조8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2조6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17조2000억원이나 더 많이 증가한 것이다.
분기 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감소요인에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대출은 전달보다 4조7000억원 증가해 통계 이래 9월 기준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도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및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4조7000억원 크게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9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한 것과는 대조적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채권금리 변동폭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 부담이 커지고 기업 입장에서도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 취급이 늘었다"며 "현재 은행권의 기업대출 여력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기업 자금조달이 은행 대출수요로 몰릴 수 있어 정부도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여력을 확대하고 코로나19 지원을 연장하는 등 정책보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높아진 회사채 금리로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들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은행 대출 금리마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12조2000억원이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