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생산인구 급감에 국가재정도 '적신호'
2022.10.14 05:00
수정 : 2022.10.14 05:00기사원문
생산연령인구 2030년 3381만명→2070년 1737만명
2024년 고령인구 1천만명 돌파…2070년 1747만명
2070년 생산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층 100.6명
현 상황 유지 시 2045년 국가채무비율 99%로 상승
예정처 "2070년 국가채무비율 192.6% 상승 전망"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가 재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주요 노동 연령층인 생산 가능 인구는 해마다 줄어드는데 부양해야 할 노년층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미래세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거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70'에 따르면 2020년 3738만 명이었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30년 3381만 명에서 2070년 1737만 명 수준으로 감소한다. 2020년대에는 연평균 36만 명씩, 2030년대에는 연평균 53만 명씩 줄어들 거라는 관측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4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서고 2049년 190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70년 1747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7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33년에 1000만 명을 넘고 2070년 1486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령에 따른 인구 구성비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2020년 기준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73.1%로 높지만, 2070년에는 46.1%까지 쪼그라든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비중은 2020년 15.7%에서 2070년 46.4%까지 늘어난다. 즉 2070년에는 일하는 인구보다 부양해야 하는 노년층 인구 비중이 더 큰 셈이다.
이는 세계 고령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70년 세계의 생산연령인구는 2070년 61.4%로 6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기 세계 고령인구 비율은 20.1% 수준에 머물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나라가 세계보다 빠르게 늙고 생산성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령화 인구가 급증하면서 중위연령도 높아진다. 중위연령은 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데 2031년에는 50세를 넘어서고 2056년에는 60세까지 높아진다. 2056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가 60세 이상일 거라는 이야기다.
고령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생산연령인구가 모셔야 하는 노인의 수도 많아질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는 2020년 21.8명에서 2070년 100.6명으로 4.6배 늘어난다.
노인인구 비중이 커지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기초연금 등 의무 지출이 증가하게 된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수급자 수는 증가하지만,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가입자 수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국가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복지지출 비중이 큰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면 국가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 내수가 둔화되고 성장률은 하락하게 된다. 경제 규모가 위축되면 경제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세수도 줄게 된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고령층 인구 증가에 따른 지출 확대-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저성장-세수 감소-국가채무비율 상승 구조로 흘러간다는 관측이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45년 99%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기획재정부의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2045년 국가채무비율은 99%까지 상승할 거라고 점쳤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국가채무는 1068조8000억원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9.7%인데 23년 사이 50%포인트(p) 가까이 급등할 거라는 시나리오다. 이후 2060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81.1%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저출산·고령화 및 성장률 하락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재정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은 더 암울하다. 예정처가 펴낸 '2022~2070년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재량 지출의 비율이 2012~2022년 평균 수준인 12.8%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2070년 총수입은 883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0.8% 증가하게 된다. 반면 총지출은 연평균 1.4%씩 늘어 2070년 134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보다 높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재정수지는 악화돼 2070년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가 458조7000억원에 달하며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12.4%까지 치솟는다. 같은 해 나라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249조6000억원,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6.7%까지 올라간다.
나랏빚은 올해 1068조8000억원(GDP 대비 49.2%)에서 2070년 7137조6000억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92.6%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즉 국가가 벌어들이는 국내총생산의 3배 가까이 되는 나랏빚이 쌓이게 된다는 추산이다.
예정처는 "2040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지 않으려면 매년 평균적으로 GDP 대비 2.37%p씩 관리재정수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2070년까지 60%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2.95%p의 관리재정수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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