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보다 상술만 있었다…17년된 '임산부의 날'

      2022.10.17 05:00   수정 : 2022.10.1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월 10일이 '임산부의 날'로 제정된 지 벌써 17년째를 맞고 있지만 성인 10명 중 6명은 임산부의 날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산부의 날은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이라는 의미를 담아 10월 10일로 제정됐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법정 기념일 제정 취지다.

하지만 취지가 무색하게 임산부의 날에 대한 인지도는 낮고, 업계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산부의 날 실질도움 안된다" 59%

17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에 따르면 영유아 식품 전문기업 아이배냇과 함께 '임산부 정책·혜택 관련 국민적 관심도 및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임산부의 날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 회원 795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임산부의 날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59.1%는 '모른다'라고 답해 관심도가 낮은 수준임이 확인됐다. 임산부의 날이 임산부 배려문화 확산과 임신·출산의 중요성 등 사회적 인식 제고에 도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58.6%)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1%, 반면 '도움된다'는 응답은 28.3%였다.

우리나라 국민의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물어 본 결과, 인식과 실천 수준 모두 높다는 답은 9.2%에 불과했다. 과거 대비 인식은 높아졌으나 실천 수준은 아직 부족(63.4%)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인식·실천 모두 개선이 필요(27.4%)로 배려 수준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과 버스 내 '임산부 배려석' 관련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매우 잘 지켜진다는 답은 5.5%에 불과했다. 대체로 잘 지켜진다는 응답은 45.4%였다. 대체로 안 지켜진다는 답변은 34.5%였고, 전혀 안 지켜진다고 응답한 비율도 14.6%에 달했다.

유통가, 할인·증정 이벤트로 이용

이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임산부 정책·혜택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 △매우 만족(2.6%) △대체로 만족(32.6%) △대체로 불만(53.1%) △매우 불만(11.7%)으로 불만족이라는 답변이 과반을 넘었다. 현 임산부 정책이 만족스럽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산전검사비 지원, 엽산제 및 철분제 지원 등의 건강관리지원'(32.5%)을 가장 만족해했다. 반면, 현 정책이 불만족스럽다고 이들의 약 42%는 입원진료비, 산후조리비, 식대 등의 산후지원이 가장 아쉽다고 답했다.

이처럼 임산부의 날에 대한 낮은 인식도와는 달리 유통가에서는 이 날을 전후로 할인 및 증정 이벤트를 내세워 마케팅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대비된다.

일동후디스는 오는 23일까지 '대한민국, D라인 모여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출산한 육아맘도 산모수첩이나 초음파 사진으로 참여 가능하며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한다. 생활유리제조전문기업 SGC솔루션도 30일까지 공식몰에서 '글라스락 베이비' 기획전을 진행한다. 위생에 민감한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이유식 용기, 이유식 조리를 위한 전용 조리 도구 및 식판, 스푼 등 다양한 제품을 패키지 구성해 각각 '이유식 올인원 패키지'와 '이유식 준비 패키지'로 선보인다.

이밖에 헬시 전문 브랜드 '핏디'는 붓기와 다리 부종, 소화불량을 케어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임산부 브랜드 수수루스는 베스트셀러 제품 패키지 구매 시 핏디 브랜드의 유기농 효소 가냘포 본품을 증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산부를 위한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을 비롯 영유아 관련 수많은 제품들이 임산부의 날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할인 행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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