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우릴 존중 안하잖아" 푸틴 면전서 돌직구 던진 타지키 대통령
2022.10.17 08:15
수정 : 2022.10.17 16:54기사원문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러시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등 총 6개국 정상이 참여한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 자리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우리는 작은 나라다. 인구가 1억, 2억명은 아니지만 우리도 역사와 문화가 있고 우리도 존중 받고 싶다"라는 말을 꺼내며 7분 가까이 대본 없이 연설을 시작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 단지 존중받고 싶을 뿐"이라며 최근 러시아가 자신들의 포럼에 러시아의 장관급 인사를 초청했는데 러시아에서 차관급 인사를 보냈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왜 우리가 러시아에게 포럼 참석을 구걸해야 하나"라며 "타지키스탄이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자격을 인정 받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흐몬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분노의 연설을 이어갔고 점점 더 발언 내용의 수위가 높아졌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러시아에게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옛 소련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돈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 기지를 받아주는 등 러시아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했다. 우리는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인 것처럼 행동하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린 절대 전략적 파트너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우리도 존중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푸틴 대통령도 표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7분간의 장광설을 청취했는데 때때로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라흐몬 대통령의 발언 도중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라흐몬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를 하러 왔다"며 자신의 발언을 이어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는 푸틴의 또 다른 동맹국인 인도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데 이은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