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0억·노도강 2억 빠져… 침체 골 깊어진 부동산시장
2022.10.17 18:00
수정 : 2022.10.18 15:50기사원문
■집값 추풍낙엽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파크하비오 주상복합 전용 84㎡는 지난달 13억6000만원에 계약서를 써 1년 만에 5억원가량 하락했다. 앞서 실거래가는 지난해 3월 18억4500만원이다.
또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는 최고가 대비 10억원가량 떨어진 실거래가가 올라왔다.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13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으로 공개됐다. 지난 5월 23억원, 8월에도 22억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비정상적 거래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 주 지날 때마다 집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공포 국면에 가까운 모습이다.
서울 송파지역에서는 잠실동 우성4차,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이 지난주보다 2000만~5500만원 하락했고 강남지역은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대청, 대치동 쌍용1차, 2차 등이 2500만~5000만원 떨어졌다.
특히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 몰렸던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더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이고 서울 외의 지역은 인천과 수도권 외곽 지역이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 '상계우방유쉘' 84㎡는 지난달 13일 5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8월 최고가보다 2억6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 2020~2021년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이 강남보다는 강북이고, 서울보다는 경기지역이다. 많이 오르면 많이 떨어지게 돼있다"며 "MZ세대가 강남을 못 사니까 노도강을 갔고 서울을 못 사니 인천으로 간 배경에는 GTX가 있었다. 인덕원,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 GTX 호재가 집값을 부풀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역별 양극화 심화될 듯
지역별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 5월 9일까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적 감면을 시행한 데다 다주택자들이 비인기지역 주택을 먼저 처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경기와 인천지역에는 대거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와 인천지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15만2908가구로 지난해보다 17%나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인상 같은 외부요인이 더해지면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사람들의 수요와 선호가 몰리는 곳은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르고, 반대인 곳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직까지 하락기 초입이기 때문에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위원은 "2008년에 비해 현재는 미분양도 많지 않고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어음부도율, 연체율 등도 미미한 이유는 하락기 초입이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가 2008년 가을에는 5.25%까지 올랐고, 2009년 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저금리에서 갑자기 고금리로 치솟고 있어 시장환경이 더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규제지역에서 집을 한 채 더 사면 취득세를 8% 물리는데 당시에는 그런 취득세 중과제도가 없었다"며 "시장 환경이 그때에 비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