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타투 시술이 불법 VS 비의료인 시술 법으로도 금지

      2022.10.18 18:17   수정 : 2022.10.18 18:40기사원문
■"타투와 업무, 무관해"...법제화돼야

우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018년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타투 인식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9%가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관대해졌다'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73.2%, 30대 73.6%, 40대 70.4%, 50대 66.4%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타투에 대해 긍정적인 셈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타투를 표현의 자유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A씨(30)는 "영화 등 미디어에서 타투는 음지에서 나쁜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다뤄지다 보니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타투를 하지는 않지만 주변에 타투를 한 친구들을 보면 자신의 세례명으로 문신를 했다가나 연인의 이름을 했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중한 것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인데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타투로 인해 직장 내 불이익을 받거나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20년 병무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얼굴과 목 등 자신의 신체 부위에 타투와 피어싱을 했다가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바가 있다.

팔에 '호빵맨' 타투를 새긴 변모씨(33)는 "타투가 있다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디자인도 아니다"며 "사회가 바뀌고 있는데 일부 시민들이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들은 타투 관련 법제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타투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일한 나라다. 현행법상 의사 면허를 소지한 전문의를 통해 타투 시술을 받으면 합법이지만 그 외는 모두 불법이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신사 법안',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의 '반영구화장·문신사 법안',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타투업법안' 등 6개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들 법안은 비의료인이 엄격한 보건·위생 관리 교육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타투 시술을 합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역시 국회의장에게 타투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권고한 상황이다.

문심명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문신 등 시술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의 제도적 공백을 계속 방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라며 "우리 사회 전반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신 등 시술 행위의 양성화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기성세대, 여전히 '불편해'

MZ세대의 바뀐 분위기와 달리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일부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남아 있는 타투 관련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만큼 타투가 다른 사람에게 위화감과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해외 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윤모씨(44)는 "지난해 입사한 막내가 팔목에 타투를 새겼는데 안 좋게 보인다"며 "외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인데 굳이 남들이 보이는 곳에 타투를 드러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윤씨의 경우 타투를 하고 온 막내 직원에게 긴팔 셔츠를 입고 다니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주부인 김모씨(54)는 "서울에 유학 중인 딸이 강아지 이름을 팔에 새긴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좋은 취지인 건 알겠지만 다른 사람들 보기에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행법상 타투가 불법임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타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모씨(52)는 "타투에 대한 편견은 기성세대나 젊은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젊은 친구들 중에서도 내색하지는 않지만 '타투를 왜 하냐'는 반응이 있을 것이다"며 "불법 시술을 받으면서까지 타투를 해야 되는 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언급했다.


젊은 세대 중에서도 타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개인적 신념 등이 아니고 유행을 따라 타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B씨(31)는 "특별한 생각 없이 유행이라고 타투를 따라 했다가 후회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다"며 "자신의 선택이지만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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