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협력사 '원·하청 상생협력'으로 임금격차 줄인다

      2022.10.19 19:06   수정 : 2022.10.19 19:06기사원문
정부가 올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을 계기로 논란이 된 조선업 이중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원·하청 간 상생협력을 적극 지원한다.

일방적인 규제나 재정투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점에서 내년 초까지 대화를 통해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한 뒤 이를 이행한 곳에는 당근책으로 각종 장려금이나 수당 등을 인센티브로 부여해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는 윤석열 정부 정책기조에 따른 것으로 '시장자율, 규제완화'와 맥락이 닿아 있다.



다만 실천협약에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선업 격차 해소 및 구조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 주축으로 마련한 이번 대책의 골자는 원·하청 공정거래질서 확립 및 하도급 구조 개선, '인력유입-재직유인-숙련형성' 선순환 체계 구축 및 인력난 해소, 산업재해·임금체불로부터 하청근로자 보호 강화 등 세 가지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원청·하청업체 직원 간 근로조건과 임금체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하청직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원청직원들과 거의 같은 일을 하지만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우선 주요 조선사와 그 협력업체들이 내년 초까지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원·하청은 적정 기성금(공사가 이뤄진 만큼 주는 돈) 지급, 원·하청 근로자 간 이익 공유, 직무·숙련 중심 임금체계 확산,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을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협약을 이행한 기업에 각종 장려금과 수당, 금융 등을 우대 지원한다. 숙련 퇴직자 재고용 장려금과 기술 전수 수당, 계속 고용 장려금, 공동이용시설 개선비용 등 '조선업 상생 지원 패키지 사업'도 신설한다.

11월부터는 실천협약 논의를 위한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의체'를 운영한다. 여기에는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도 참여한다.

정부는 이 협의체를 통해 원·하청 임금격차가 해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전날(18일)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이중구조 문제는 원·하청 노사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나 재정 투입으로는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원·하청 각 주체가 스스로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정책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하청 문제들이 자율적으로 해결이 가능했다면 대우조선해양 사태 같은 문제가 발생했겠느냐는 것이다. 실천협약에 강제력도 없어 원청이 안 지키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정부는 하도급 구조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고용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부터 부처 합동으로 하도급 실태를 조사한다. 올해 내에 조선업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개선하고, 내년 상반기 중 하도급 대금 결제조건 공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조선업종 청년들이 전직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3개월 근속 시 100만원을 지급한다. 또 1년에 600만원 적립하는 '조선업 희망공제'의 지원인원과 시행지역도 확대한다.
주요 조선사들이 하청근로자에게 원청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주는 '채용 사다리' 제도도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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