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깡통전세’ 공포… 집주인 못 돌려준 보증금 역대 최대

'깡통전세' 속출로 집주인 대신 보증회사가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이 지난달 역대 최대치로 올라섰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건수와 금액은 각각 523건, 10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8월 1089억원(511건)으로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두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이다.

집주인이 계약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세입자에게 대위변제 후 집주인에게 구상권 청구로 받아내는 제도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사고건수 3050건, 사고금액 646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2799건, 5790억원)를 웃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일준 의원(국민의힘)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되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금액은 지난해 3513억원에 이른다. 2018년 30억원과 비교하면 117배로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사고액은 1월부터 7월까지 1938억원(891건)에 달한다.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늘고 있는 데다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내놓은 전세사기까지 가세해 보증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가 집계한 지난달 서울 강서구의 전세보증사고 건수는 57건으로 전국에서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보증사고(523건)의 10%를 넘는 수치다.

이어 인천 서구 52건, 인천 부평구 49건, 인천 미추홀구 47건, 경기 부천시 41건 순이다.

[e-mail] 김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