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화가 반세기 화업 한 자리에 모았다…이숙자 개인전
2022.10.21 08:59
수정 : 2022.10.21 12:54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 화가 이숙자의 개인전이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초록빛 환영'전 이후 6년 만에 선화랑에서 열린다. 올해 선화랑 45주년을 기념하며 준비한 두 번째 특집작가 전시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작품부터 2022년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이숙자의 화업 반세기를 다시금 살펴볼 수 있다.
제1전시실은 9m가 넘는 초대형 백두산 이미지를 담은 '백두성산' 작품을 구성했다. 제2전시실은 대표적인 시리즈 '보리밭'과 대형 작품 '군우' 시리즈 중심이다. 제3전시실은 '한국적인 정체성과 미'를 주제로 한 작품과 당당한 에너지와 생명성 넘치는 여성상을 담은 '이브' 시리즈를 선보인다.
1988년에 선화랑 창립주 고 김창실 대표의 러브콜로 성사된 이숙자의 첫 개인전 '이브의 보리밭'은 큰 충격을 줬다. 출품작 중 보리밭 화면에 여성의 누드와 섬세하게 표현된 음모는 당시로선 매우 파격이었고 대부분의 작품은 100호 이상의 대작 위주였다.
이숙자는 한국의 채색화 발전에 평생을 헌신해온 작가다. 작가는 1970년대 말 시작된 '보리밭' 시리즈를 통해 화폭 가득 끝없이 펼쳐진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인 보리밭에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담아냈다.
그의 정교하면서도 단아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된 광활한 보리밭은 늘 압도감을 선사해 준다. 1980년대 말 보리밭에 누드를 등장시킨 파격적인 화면인 '이브의 보리밭' 시리즈를 통해 자연의 원천이자 생명의 근원인 이브를 그려내기도 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군우, 백두산 등 민족혼을 드러내는 초대형 작업을 완성해냈다.
이 일련의 작업 과정에서 이숙자는 까다로운 재료인 암채만을 고집하며 작품을 탄생시켰고 세밀한 채색 기법으로 한국적 채색화의 전통을 이으며 '우리 것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화의 정체성, 채색화의 정통성을 수립하는 작가'로 불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