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태그플레이션 초입…내년 성장률 1.9% 그칠 것"

      2022.10.24 14:31   수정 : 2022.10.24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제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 반시장적 제도개혁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단계”라고 밝혔다.



미국은 9월 물가상승률이 8.3%로 2000년 이후 평균치(2.6%)를 상회하고 있다. 1·4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2.1%) 대비 2.7%포인트 낮은 마이너스(-)0.6%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물가상승률이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GDP 간 괴리를 보여주는 GDP갭 역시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직전 단계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팽창적 재정·통화정책을 오랜 시간 지속하면서 경기부양 정책의 정상화가 지연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며 초인플레이션이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조 실장은 “대공황 이후의 뉴딜정책이나 닉슨의 가격통제 정책 등 재정확대 중심의 반시장적 경제정책은 실패했다”며 “정부지출 삭감, 감세정책과 규제완화를 통해 산업혁신을 도모했던 레이거노믹스나 대처리즘을 벤치마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스태그플레이션 극복 및 지속적 성장모멘텀 구축을 위해 공급부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과거정부와 같이 선심성 경제정책으로 일관하다가는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맞게 될 수 있다”며 내년 일몰 예정인 기업활력법의 상시화 및 대상 확대를 통한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과 규제개혁·노동개혁 등 반시장적 제도개혁 등을 제시했다.또 금리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경기 위축 방지를 위해서는 인상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23년을 기점으로 경기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올 2·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7%로 1%를 하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9%에 그쳤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 온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줄었고,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5~6% 수준의 소비자물가의 높은 상승세 지속, 한은 기준금리 인상, 환율 급등 등이 최근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 2·4분기 3.0%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8월에 2.1%, 9월에 2.4%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한경연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3%, 내년 1.9%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3.0%, 내년 2.5%를 예상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감소의 영향으로 200억달러 중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내년 3.5%의 물가상승률, 1455원의 원·달러 환율을 전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복합적 위기의 인식 속에서 체감경기가 부진하고, 실물경제 위축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