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39배, 영업익 359배... 삼성 재탄생 이끌어
2022.10.25 13:26
수정 : 2022.10.25 16:10기사원문
2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 취임 당시 10조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기준 387조원으로 39배 늘었고, 영업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배, 주식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이 회장은 1993년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부문에 걸친 대대적 혁신을 추진했다.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에 두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은 1997년 한국 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했다. 2021년 브랜드 가치는 746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스마트폰과 TV·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는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인 '인간 중시'와 '기술 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도 빛났다.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삼성의 경영이념을 통해 학력과 성별, 인사 차별을 타파했다. 이를 통해 '공채 학력 제한 폐지'도 선언했다. 창의적 핵심인재 확보를 위한 인재 양성에도 앞장섰다. 기업 경쟁력 핵심인 기술 개발을 위한 기술인력을 중용해 사회적 저변을 확대했다. 이 같은 노력과 기술개발, 과감한 투자가 맞물려 1984년 64K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성장시킨 이 회장의 경영자로서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외신들은 2020년 10월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삼성을 혁신기업으로 만든 선구자(로이터)", "한국을 대표하는 카리스마적인 경영자(NHK)" 등으로 표현했다.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언론 기고를 통해 "이 회장은 글로벌화, 디지털화. 지식기반경제화라는 21세기 패러다임 변화를 예견하고 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1세기 글로벌 초일류기업'의 원대한 비전을 제시한 비전가"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본연은 이익 추구라는 틀을 깨고 사회공헌을 경영의 한 축으로 삼는 파격을 선언하기도 했다.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킨 이래 조직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IOC위원으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 올림픽 톱 스폰서로 활동하고,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평창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