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 논란’ 여가위 국감, 10분 만에 파행…野 “장관 자격 없어”

      2022.10.25 16:12   수정 : 2022.10.26 00:30기사원문
25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 감사는 야당이 김현숙 여가부 장관 퇴장 요구를 놓고 여야 간 험한 말과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됐다.

여가위는 이날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대한 국감을 실시했다.

하지만 감사는 개회 10여 분 만에 중지됐다.

민주당이 시작부터 김 장관 퇴장을 요구한 것이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사람이 뻔뻔스럽게 국감을 받을 수 있느냐”며 김 장관 출석을 국회에 대한 기만·농락으로 규정했다.

그는 "여가부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저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느냐"며 "어제 제1 야당 당사에 검찰이 불법적으로 잠입해 압수 수색을 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절차대로 진행하면 될 것을 검사가 아닌 척, 민주당 직원인 척하면서 진입했다. 김 장관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막무가내로 여가부 폐지만 외쳐대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니 할 것이 없었나 보다”라며 “제1 야당을 침탈하고 여가부를 폐지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고한 ‘유리 천장’과 일상 속 성차별도 여전하다”며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여가부가) 얼마나 답답했나. 그런데 그런 여가부를 산산 조각내고 해산시킨다는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의 각자 자기 자리에 놓인 노트북에 '윤석열 대통령님! 여가부 폐지해도 지지율 안 올라요'와 '여가부 폐지 세계적 망신 #여가부폐지반대' 등의 글귀가 쓰인 피켓을 내걸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여가부 폐지밖에 모르는 김현숙 장관 사퇴하라'는 피켓을 자리에 세웠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이 정략적으로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은희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내건 피켓을 가리키면서 "국감장에 저런 것을 들고 와 시위하는 것이 국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전적인 해체 적극 환영'이라는 피켓을 내걸면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이 치열했다.

조 의원이 "장관을 보고 퇴장하라고 하느냐. 그러면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하겠다. (감사를 민주당) 혼자 하라"고 외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하십시오" "나가세요" 등 말로 받아쳤다.
소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개회 10여 분 만에 회의 중단을 선포했다.

여가위는 정회 후 20분 만에 재개했지만 여야 의원들 모두 노트북에 붙인 피켓은 떼지 않았다.


한편 여가부는 지난 6일 부처 폐지안을 담은 정부 조직 개편안이 발표된 후 각종 여성 단체 간담회를 열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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