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차에 치인 아이들…병원비 부족에 "동참합니다" 후원 이어져
2022.10.28 14:04
수정 : 2022.10.28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등교하다가 졸음운전 차량에 치인 초등학생들이 병원비를 직접 부담하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는 당장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양육시설 향림원에 따르면 응급실에서 병실로 옮기는 과정에서만 병원비 3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 같은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28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충남 금산군에 있는 아동양육시설 향림원 후원에 동참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오전 10시 후원글은 700건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8시 15분 20대 외국인 유학생 A씨는 금산군 추부면 일대에서 차를 몰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 4명과 중학생 1명을 덮쳤다.
다친 학생들은 인근 아동양육시설인 향림원에서 학교에 가던 길이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2명이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이 중 한 명은 이후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동으로 옮겼다. 다른 학생들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남성 A씨가 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3000만원 한도)에만 들어 있어 추가 병원비는 피해 학생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차에 치인 학생들이 의식을 잃은 다른 학생에게 서둘러 다가가는 현장 CCTV 영상이 퍼지면서 안타까운 사연이라는 여론의 반응이 더욱 커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차에 치인 초등학생 4명 중 2명이 일어나 비틀거리며 의식을 잃은 친구를 향해 다가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한 네티즌이 '향림원!!(도움 요청)'이라는 글을 올렸고 후원 릴레이가 시작됐다. 그는 "뉴스를 보다 차에 치이고도 쓰러진 친구에게 비틀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에 다시 한번 무너졌다"며 "향림원에 전화해서 아이들에 관해 물었는데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고 적었다.
그러면서 "큰돈은 아니지만 아이들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은 꼭 도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27일 향림원측은 "후원 문의가 쏟아져서 오늘 업무가 완전 마비됐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향림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초등생 1명은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한다. 관계자는 "(크게 다친 학생은) 아직은 골절이나 부상 정도가 심하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면회가 잘 안 돼서 저희도 정확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긴 어렵다"고 했다. 일반 병동으로 옮긴 다른 초등생 1명에 대해서는 "그래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를 낸 유학생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감기약을 먹고 운전하다가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과 음주 검사에서는 음성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중앙선 침범과 제한속도 위반 등 행위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경찰은 A씨가 도주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