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렌터카 사고 피해자, 지방 A한방병원에 몰린 이유는
2022.11.06 14:26
수정 : 2022.11.06 14: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방 외곽에 위치한 A한방병원. 이곳은 최근 몇 년간 과잉진료, 허위청구로 보험사가 주목하는 곳이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XA손해보험은 이 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감사를 시작했다. 이곳은 2020년부터 총 4회에 걸쳐 고의사고로 적발된 피해자의 치료가 있었고 허위 청구 이력을 가진 병원이었다.
그러던 중에 AXA손해보험은 고의로 의심되는 사고를 접수 받았다. 20대 3명이 탑승한 렌터카 차량의 사고였고 특히 탑승자들의 관계는 고향 선후배이며 사고 후 입원 치료를 받은 곳이 A한방병원이었다. 보험사는 조사를 착수했다. 우선 불시에 환자를 찾아가 점검하는 '부재환자점검'을 진행했다. 보험사 보상센터가 2회에 걸쳐 진행한 부재환자 점검에서 첫 번째는 피해자가 외출 후 복귀하지 않았다. 두번 째 불시 방문에서는 병원 관계자와 피해자가 모두 부재 상태임을 확인했다. 특히 과거 고의 사고 적발 대상자 중 해당 지역이 고향이었던 B씨에게 이번 사고 피해자에 대해 문의하자 그는 피해자가 자신의 후배이고 고의사고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보험사는 피해자들이 치료 받았다고 한 A한방병원에 대한 처벌을 위해 보험금 청구를 진행하는지 예의주시했다. 예상대로 치료비 청구를 해왔고 보험사는 그동안 조사해 온 것을 바탕으로 병원으로부터 허의 청구 사실에 대한 인정을 받아냈다.
조사결과 이 한방병원의 병원장은 A한방병원 뿐 아니라 다른 한방병원도 운영하고 있었다. 보험사는 두 병원에 대해 지급했던 치료비 전액 2900만원과 한의원 치료로 늘어난 합의금 성격의 치료비 520만원 등 총 3500만원 가량의 금액을 적발했다.
AXA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사기 특별조사팀장이 과거 고의 사고로 적발됐던 B씨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번 한방병원 보험사기는 이를 통해 조기에 알아낼 수 있었다"며 "보상센터와 특별조사팀은 한방병원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착안해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2조3916억 원) 가운데 한방 진료비는 1조 3066억 원으로 54.6%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양방진료를 앞섰다. 2017년 5545억 원에 불과했던 한방 진료비가 5년간 135% 급증해 같은 기간 10.7% 줄어든 양방 진료비를 추월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부상 정도가 경미한 교통사고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의 1인당 한방 진료비는 96만 1000원으로 양방(33만 8000원)의 2.8배나 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