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호떡도 비싸서 못 먹겠어요"... 길거리 노점상 덮친 고물가

      2022.10.30 18:50   수정 : 2022.10.31 10:23기사원문
#. 최근 김씨는 퇴근길에 가족들과 함께 붕어빵을 먹기 위해 10개를 주문하려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개에 천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흠칫 놀랄 수밖에 없던 것이다. 김씨는 "붕어빵에 붕어가 든 것도 아닌데 1년만에 가격이 두 배나 오를 수 있냐"고 불평하면서 구매했지만 내심 바가지를 쓴 것 같은 기분에 찝찝했다.



찬바람이 불어오며 붕어빵이나 호떡 등 길거리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높아진 길거리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추위를 녹여주는 길거리 음식들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면서 '서민 음식'이라는 호칭이 무색할 지경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식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길거리 붕어빵 가격도 전년보다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개에 1000원짜리 붕어빵까지 등장했다. 호떡 가격도 오르긴 마찬가지다. 한 개에 2000원짜리 호떡은 이미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이 됐다.

김씨는 "1000원이면 붕어빵 5개를 살 수 있었던 게 불과 몇 년 전인데 이렇게 급격하게 물가가 오를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겨울이면 붕어빵을 사먹기 위해 잔돈 몇 천원을 들고 다녔는데 이제는 만원짜리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붕어빵 가격이 오른 것은 전방위적인 식자재 가격 인상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팥소로 주로 쓰는 수입 붉은팥 40㎏의 평균 도매가는 25일 기준 평균 27만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1500원보다 1만9300원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도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42.7%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붕어빵 노점상은 "비싸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우리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 가격을 받아도 남지 않으니 장사하는 곳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붕어빵 노점상이 줄어들면서 인터넷에서는 '붕세권'(붕어빵을 파는 가게 인근에 자리 잡은 권역)을 공유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싸고 맛있는 붕어빵 가게를 공유한 글들은 조회수도 높고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에 집에서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으려는 홈쿠킹족도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최모씨는 "주변에 붕어빵 파는 곳도 없어서 인터넷으로 붕어빵을 구매해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는다"면서 "길거리에서 먹는 맛을 따라가긴 힘들어도 저렴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나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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