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바다 지킨 16년…"더 높게 더 넓은 시야로 영해를 수호한다."

      2022.11.01 05:00   수정 : 2022.11.01 05:00기사원문
지난 7월 15일, 포항비행장에선 해군의 오랜 꿈인 '해군항공사령부' 창설식이 열렸다. 1951년 하늘에서 바다를 지키는 항공반 태동 71년 만에 제6항공전단이 사령부급 부대로 발돋움한 순간이었다.



전술장교로 임관해 16년간 해군 항공의 위상 변화를 지켜본 강지영 소령도 감격해했다. 그가 수행한 '전술통제관' 임무는 해상에서 다양한 전술 상황을 지휘하는 전문가로서 해군에만 존재하는 전문자격이다.
그는 임무지원과장, 편대장 등을 거쳐 현재 항공사령부 승격 이래 첫 인사과장을 맡고 있다.

강 소령은 "3000피트(약 914m) 상공에서 야간을 비행하면서 본 우리나라의 해안선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해군항공 장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P-3는 4개의 터보프로펠러 엔진이 장착돼 소음과 진동이 강해 전술통제관은 그만큼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해군 항공인으로 산다는 것은 "더 높게, 더 넓게 보는 일"이라며 "시야가 다르면 생각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강 소령은 '남다른 길을 가고 싶었던 여고생'에서 해군사관학교 여생도에 도전, 합격 후 강도 높은 훈련을 이겨내는 과정을 거쳤다.

또 해사 시절 처음 방문한 6항공전단에서 해군의 큰 비행기로 잠수함을 잡는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고 항공병과를 택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순수 문과생'으로 항공기체, 항공역학 등 전문 지식을 새로 익혔고 '지옥 훈련'을 견뎌내자, 그를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노력해서 저를 증명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2001년 항공부대 최초의 여군 장교 탄생 후 지금도 여군 공중근무자는 약 25명에 불과하다. 그는 "영국, 일본 등 해군이 막강한 나라들은 항공 전력도 막강합니다. 우리 해군의 항공병과 역사는 짧은 편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전망을 밝혔다.

강 소령은 임관 초기 여군 화장실이 많지 않아 고생했다. "비행 중 음료수를 절제하는 등 이제는 적응했지만, 여군 후배들에게 더 나은 근무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육군 보병인 남편과 근무지가 떨어져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한다. 이젠 제법 엄마를 이해해 주는 '아이들도 커리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대장이 목표인 강 소령은 후배들에게 "해군, 항공인의 길을 선택할 때, '힘들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강한 의지를 갖고 선택하길 바랍니다.
또 선택한 길이라면 후회하지 않았으면 해요. 후회하더라도, 그건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후회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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