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조차 부족" 애플 中공장 노동자 코로나 봉쇄 '엑소더스'

      2022.10.31 19:31   수정 : 2022.10.31 19:3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 출범 이후에도 제로코로나를 유지키로 한 가운데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봉쇄를 뚫고 잇따라 탈출하고 있다.

31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구 1000만명의 정저우는 이달 중순부터 일부 지역에 전면 외출 금지 혹은 주거 단지 이탈 금지 명령을 내렸고 비필수 사업장은 폐쇄했다.

지난 28일까지 정저우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27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30만명이 일하는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서 발생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지난 19일 이후 관내 식당을 폐쇄하고 봉쇄된 채 외부와 차단된 ‘생산 버블’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폭스콘 노동자들은 공장 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음식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며 봉쇄된 문을 뚫고 탈출하는 등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29일부터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한 직원들이 짐과 이불 등을 들고 고속도로를 따라 걷거나 밀밭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폭스콘 공장에서 30㎞ 떨어진 정저우 교외에 사는 캉모씨는 계면신문에 “남편이 10시간을 걸어 무사히 돌아왔다”면서 “이 지역은 코로나19로 봉쇄돼 주민들이 보름째 바깥출입을 할 수 없다.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들은 고향으로 가는 폭스콘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해 고향까지 걸어가기로 한 근로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이 이들을 위해 물과 식량, 옷을 나눠주는 모습도 담겼다”고 전했다.

반면 코로나19가 번지는 것을 우려한 정저우 인근 지방 정부들은 핵산검사(PCR) 결과 음성 판정서가 있어야 한다며 고향에 돌아오기 전에 해당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폭스콘 노동자들의 귀향을 통제하는 상황이다.

외신은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로 11월 아이폰 생산량이 30%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연말이 전통적인 전자 업체들의 출하 성수기이며 폭스콘이 정저우 공장 차질 보완을 위해 중국 선전 공장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아이폰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만 리서치기관 푸본에 따르면 정저우와 선전, 인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폭스콘은 세계 아이폰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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