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사려면 '30개월 대기'..車 출고 적체 깊어진다
2022.11.03 05:00
수정 : 2022.11.03 04: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도까지 30개월 대기, 과연 언제까지...'
아파트 신축 공사와 맞먹는 기간이 걸리는 인기 차종의 출고 지연이 이달들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 물량이 100만대 이상 쌓여있는 만큼 당분간은 출고 적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내년 이후 금융상황이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지난달 대비 대기기간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 출고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차종은 제네시스 GV80(휘발유 2.5T 기준)으로 이달 계약하면 3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파트 공사와 맞먹는 기간이다. GV80 가솔린 3.5T의 출고대기기간은 지난달 24개월에서 이달에는 26개월로 되레 2개월 늘어났다. GV70도 전달 15개월에서 이달에는 16개월로 1개월 증가했다. 현대차 베뉴는 지난달 12개월에서 15개월로 3개월 길어졌고 아반떼 및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24개월, 투싼 하이브리드도 13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의 첫 세단형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도 출고까지 18개월이 걸린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대기 물량(백오더)은 135만대 규모에 달한다. 브랜드별로 현대차가 75만대, 기아가 60만대 수준이다. 중복계약자 등 허수 물량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상당한 규모다.
기아의 인기 차종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여전히 18개월이 걸린다. K3는 4개월에서 7개월, K5(휘발유 1.6T)는 7개월에서 10개월로 늘어났다. 셀토스(휘발유 1.6T)도 8개월에서 10개월로 2개월이 추가됐다. 내수 시장의 경우 해외 보다 출고 적체가 상대적으로 더 심화된 측면이 있는데 반도체난 여파에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수출 물량 등에 생산을 집중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내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신차 수요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파티는 올해까지'라는 얘기도 돈다. 시장에선 내년, 현대캐피탈 등 금융부문의 실적이 악화되고,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인센티브(판매 장려금)가 증가해 판매 감소와 함께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 가격이 너무 올랐고 금리까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내년에는 지금과 같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