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찰 민간사찰한 것...윤 대통령 사과해야"

      2022.11.03 15:19   수정 : 2022.11.03 15: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이 진보단체 등의 동향을 담은 내부 문건을 작성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단체가 3일 "경찰력을 이용해 민간사찰을 진행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국민중행동,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이날 오전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전국민중행동은 성명을 통해 "경찰과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였다는 사실이 확산되자 이에 대해 정부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이 말로만 '무한책임론'을 강조하고 실제로는 책임회피 식의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일 경찰청이 직접 시민단체와 언론, 여론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작성한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며 "경찰력을 이용해 민간사찰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의 태도에 대해 직접 나서서 사과할 것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자를 경질할 것 △국민보다 정권의 안위가 우선인 정부, 경찰력을 이용해 민간사찰 일삼는 정부를 규탄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진보단체 등이 정부 규탄 여론 형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등 시민사회·언론계 동향 파악 내용이 담긴 '정책 참고 자료'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민중행동이 '제2의 세월호 참사'로 규정해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며,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여성 사망자가 많았던 점을 들어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정부의 반(反)여성 정책 비판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전국민중행동는 "대통령이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책임만 운운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과거의 구태를 답습한다면 국민은 다시 한 번 준엄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면서 "진정 국민이 무서우면 사찰이 아니라 즉각 사과와 동시에 국민들 앞에 진정성 있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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