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 쏟아졌는데..서울경찰청 상황실장 1시간 넘게 자리에 없었다
2022.11.04 07:41
수정 : 2022.11.04 07:41기사원문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밤 서울 시내 전체의 치안·안전 상황을 지켜보고 상부에 신속히 보고해야 할 당직 경찰 간부가 1시간 이상 상황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참사 당일 밤 서울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 당직을 했던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은 참사가 일어나기 시작한 오후 10시 15분 정위치에 있지 않았다. 경찰 내부 당직 매뉴얼에 따르면 류 총경은 당시 상황실에 있었어야 했지만 본인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류 총경이 상황실 팀장(경정)으로부터 이태원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도 사고가 발생한 후 1시간 24분 뒤인 오후 11시 39분이었다. 그날 자택에 있다가 오후 11시 36분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광호 서울청장보다 늦게 보고를 받았던 셈이다.
서울청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상황관리관은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을 대리해 서울경찰청장에게 치안 상황을 보고하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경찰청 상황실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현장과 서울청, 본청으로 이어지는 보고라인의 '린치핀'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다.
류 총경의 근무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 이었다.
상황관리관 근무 수칙에 따르면 주간 일부(오전 9시∼오후 1시)와 야간 일부(오후 6시∼익일 오전 1시) 시간대엔 상황실에 정위치해야 하고 그 밖엔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기해야 한다. 참사는 상황관리관이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대에 벌어졌으나 당시 류 총경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실은 서울청 청사 5층, 류 총경의 사무실은 10층에 있다.
류 총경이 이태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상황팀장의 보고를 받고 상황실로 복귀한 시각은 11시 39분이었다. 이태원에서는 이미 수백 명이 쓰러져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던 시간이었다. 류 총경은 그로부터 23분 뒤인 30일 0시2분 경찰청에 보고했고, 0시 14분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이 내용이 전달됐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3일 류 총경이 업무를 태만했다고 보고 대기 발령한 뒤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특별감찰팀은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함에도 이에 태만해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됐다"며 수사 의뢰 이유를 밝혔다.
또 류 총경의 당시 실제 동선과 함께 그와 함께 근무한 서울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당직자들을 상대로 정상적인 상황 근무를 했는 지도 따져보고 있다. 상황실을 총괄했던 류 총경에게 보고한 시각이 참사가 난 지 1시간이 넘게 지났기 때문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