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 밀매한 이란 정부 해외 조직 추가 제재...핵합의 위태

      2022.11.04 09:37   수정 : 2022.11.04 09: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부터 이란 반정부시위와 관련해 이란 정부 관료를 제재했던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이란의 해외 조직을 제재했다. 석유 밀매로 국제 테러 활동을 지원했다는 혐의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3일(현지시간) 재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제재 사실을 알렸다.

OFAC는 이란의 정치군대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해외 부문 조직 ‘쿠도스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위해 석유 밀매 활동을 벌인 국제 조직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슬람 시아파 계열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활동했다.


제재 대상은 개인 6명, 단체 17곳, 선박 11척 등이다. 이번 조치로 제재 대상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이들과 거래한 미국인들은 처벌받는다.

OFAC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밀수 조직은 쿠도스군과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이미 제재 대상인 이란산 석유의 원산지를 속여 해외에 내다 팔았다. 조직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있는 저장시설을 활용, 원산지를 숨기기 위해 이란산 석유를 인도산과 섞었다. 또 해외 판매를 위해 가짜 원산지 증명서를 만드는 등의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이처럼 원산지가 조작된 석유 일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에 판매될 계획이었다. 지정된 기업 중 하나인 아바 석유는 중국으로 석유 선적을 조정했다.

브라이언 넬슨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보도자료에서 구매자들은 "테러 활동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헤즈볼라와 쿠드스군의 석유 밀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이 네트워크는 헤즈볼라와 쿠드스군을 위해 수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석유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9월 이란에서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이란 정부가 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자 제제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지난 10월에 이란의 인터넷을 차단한 아흐마 바히디 이란 내무 장관 등을 제재했고 같은날 IRGC 관계자와 관련 단체도 시위대 탄압 등을 이유로 제재했다.


미 정부의 잇따른 이란 제재는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등 열강들은 지난 2015년에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제재를 풀어주는 핵합의를 맺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재개했으며 지난해 출범한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핵합의 복원을 위해 협상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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