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채권시장에 금리부담까지...떨고 있는 카드사 "내년에 더 큰 폭탄 온다"

      2022.11.06 14:44   수정 : 2022.11.06 1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이 나날이 높아지는 조달 금리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채권발행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들은 2~3년 전 2%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지만 최근에는 채권 발행조차 어려워 6%가 넘는 단기 채권으로 자금을 운용 중이다. 문제는 내년 20조원이 넘는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에 더해 잔존 만기 6개월 이하 단기물도 30~40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카드사들의 내년 경영 목표는 '무조건 살아남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1년 사이에 2.5배 뛴 조달금리, 연 6% 넘어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카드사들이 발행한 여전채의 만기는 11조원 규모다.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이 정도 규모의 채권을 다시 발행해야 한다. 금융당국 등이 파악한 내년 만기 물량은 20조원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3년물 발행 등이 어려워 단기로 조달하고 있는 물량들이 대거 있어 내년 카드사가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최소 60~80조가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분기별로 30~40조원의 단기물을 발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기존 예정된 만기 물량 20조원에 단기물까지 합쳐져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잔존 만기가 6개월 이하인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의 거래량은 35조352억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 40조431억원으로 5조원 넘게 늘었다.

문제는 조달 금리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불과 1년 전에 2%대에 조달했던 자금을 지금은 6%에 차입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 8월 연 1.802% 수준이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에 7년 8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다. 이어 10년 2개월 만에 6월에는 4%를 돌파했고 9월에 5%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에는 2010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신용등급이 낮은 업계에서는 6% 중반이 넘는 여전채도 발행 중이다. 3일 기준 카드채 'AA-' 6개월물 금리의 경우 5.262%를 기록했고 카드채 'A-' 6개월물 금리는 6.592%로 올해 1월 대비 3%p 넘게 상승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여전채 시장이 얼어붙자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 확보를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만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CP는 수요 예측을 거치지 않아 발행 과정이 간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발행 규모는 3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50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8일 발행한 700억 규모의 장기 CP의 경우 3년물 할인율은 5.135%, 5년물은 4.914%다. 1900억원을 발행한 신한카드는 1년 5개월물이 4.890%, 1년 11개월물이 5.048%, 3년 3개월물이 5.006%, 5년물이 4.799%에 결정됐다.

수익성 악화에 카드사 ‘경영 비상’
무너진 채권시장에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0월 '금리상승이 촉발한 변동성 확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 1·4분기까지 기준금리가 1%p 추가 인상된다는 조건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2023년 카드사가 짊어질 이자 비용은 최근 3개년 평균 손익의 29.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망되는 누적 이자 비용 증가 규모만 약 8100억원에 달한다.

조달비용이 오르면서 카드론 금리도 상승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대출상품, 카드론의 금리는 12.02~14.42%로 연내 15%대에 도달한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정해진 상황에서 조달비용을 카드론 금리에 계속해서 반영할 수 없는 노릇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등의 비용을 합하면 현재 취급하는 금리도 거의 마진 없이 주는 수준이고 최고금리 때문에 무한정 금리를 높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연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아 카드론 대상 축소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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