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인원 모자라..대원들 빨리" 긴박했던 참사 당일 119 무전
2022.11.08 14:14
수정 : 2022.11.08 1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급박한 구조 상황을 보여주는 소방 무전 기록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 대책본부가 8일 공개한 서울종합방재센터의 용산 이태원동 구조 관련 녹취록에 따르면 소방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밤 10시 18께부터 무전을 통해 끊임없이 추가 소방력 출동과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사고 발생 최초 신고가 접수된 10시 15분 이후 소방 무전에서 경찰에 대한 요청 내용이 언급된 것은 10시 18분이 처음이다.
이후 10시 20분과 24분에도 '경찰 출동을 독촉해달라'고 요구한다. 10시 31분에는 현장 출동 지휘팀장이 '경찰에 골목 앞쪽에 있는 행인을 대로변으로 유도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10시 26분 상황실에서는 "현재 신고 건수가 15건"정도라고 전파했다.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압사당하게 생겼다', '부상자가 길거리에 널렸다'는 10시 15분 신고 이후 구조 신고가 빗발치는 상황이었다.
지휘팀장은 10시 29분 "현재 차량 진입이 곤란한 상황이라 대원들이 도보로 이동 중"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2분 뒤인 10시 31분에는 "해밀톤호텔 바로 옆 골목에 30명 정도 되는 행인이 넘어져 있는 상태고 구급차는 현재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3명의 의식이 없다는 신고 내용도 공유됐다.
10시 42분에는 "15명 정도 CPR(심폐소생술)을 실시 중인데 인원이 모자란다. 대원들 빨리…"라며 추가 출동 요청이 들어왔다.
10시 43분 지휘팀장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한다. 그는 '해밀톤호텔 골목 경사로에 20명 정도 넘어져 있는 상태'라고 했다.
지휘팀장은 "호텔 좌측 골목 쪽으로 진입로 확보할 수 있도록 경찰에 속히 요청해달라"고 보고했다.
11시께에는 "30여명의 의식이 아예 없다." "대원들 더 보내주셔야 한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용산소방서장은 11시 5분 무전으로 자신이 지휘한다고 선언했다. 사고 발생 50분 만이다.
그는 11시 9분 해밀턴 호텔 뒤로 추가 소방력 지원을 요청했다. 곧이어 "경찰력을 해밀톤호텔 뒤편으로 많이 보내줘야 한다. 빨리"라고 경찰 지원도 요구했다.
또 호텔 뒤편에 CPR 환자가 40명 정도 있다면서 추가 소방력의 신속한 지원을 재차 요청했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력은 호텔 뒤편으로 빨리 뛰어가라고 지시했다.
11시 13분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은 대응 2단계 상향을 알렸다. 용산소방서장은 "CPR 환자가 하도 많아 몇 명인지 셀 수도 없다"면서 추가 소방력과 경찰력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미 요청한 상태라는 기록도 나온다.
용산소방서장은 11시 36분에는 비상을 걸어 집에 있는 비번자들 다 동원하라는 지시도 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11시 48분 녹취록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현 시간부로 대응 3단계를 발령한다"고 선언했다.
용산소방서장은 경찰의 교통 통제 등을 지속해서 요청했다. 11시 55분께는 "녹사평에서 이태원역까지 통제가 안 되고 있다. 경찰력을 빨리 추가 출동 요청해 구급차가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