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에 부는 한파...코스닥 이전 상장 주가도 '주르륵'

      2022.11.08 16:42   수정 : 2022.11.08 16: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증시 부진 탓에 거래액은 반토막 난데다 코스닥 상장으로의 사다리 기능마저 상실되고 있어서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예탁금 규제 폐지 등 금융당국의 코넥스 활성화 지원책도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넥스 상장 6곳뿐, 거래액 69%↓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거래대금(7일 기준)은 5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397억원) 대비 68.81% 감소했다.
2020년 동기(9360억원)와 비교해도 45.36% 후퇴했다.

올해 코넥스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6곳이다. 지난해 7곳이 상장했는데 2년 연속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을 목적으로 개장한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6년 50개에 달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줄고 있다. 2017년 29개,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였다. 거래대금도 수조원 규모에서 이달 5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시장으로의 '징검다리' 기능도 크게 위축됐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스팩합병 제외)은 선바이오, 비플라이소프트, 애드바이오텍, 인카금융서비스 등 4곳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닥 신규 상장사(58개·스팩 제외)의 6.89%에 불과한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넥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입성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해 성장해 나가느냐인데, 그 인큐베이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진 점이 코넥스 매력을 깎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기업 특례상장제도)' 등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상장요건이 다양하게 신설되면서 코넥스 상장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졌단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는 거래량도 극히 적어 기업 입장에선 상장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이라며 "코스닥 상장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지면서 코넥스 상장의 의미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넘어간 65% 공모가 하회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5년(2018년 1월 3일~2022년 11월 7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긴 35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를 분석한 결과, 23곳(65.71%)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공모가보다 주가가 높은 기업은 12곳(13.29%)에 그쳤다.

지난 2018년 2월 상장한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1855원)가 공모가(8631원)보다 78.81%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지티지웰니스(-74.47%), 젠큐릭스(-74.47%), 지노믹트리(-66.93%) 등도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전 상장 트랙의 매력도 감소와 수익률 부진, 거래량 위축 등 코넥스가 삼중고에 부딪히면서 시장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 규제를 폐지하고 코스닥으로의 신속 이전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는 등 애쓰고 있지만 제대로 된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은 유인이 뚜렷한 반면 코넥스는 상장을 통한 실익이 뚜렷하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코넥스를 코스닥 하위 영역에 편입해 운영하다가 향후 완전히 통합해 하나의 시장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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