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하는 알뜰폰 요금제?…업계, 도매대가 협상 촉각

      2022.11.14 05:00   수정 : 2022.11.1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이달 중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담은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MVNO(알뜰폰) 업계의 관심은 정부와 MNO 간 도매대가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3년여 간 동결된 인기 요금제 도매대가 산정 비율에 따라 향후 알뜰폰 요금제의 향방도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는 주력 상품인 4세대통신(4G LTE) 고가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 임박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내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생대책을 강조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당초 11월 중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고, 과기정통부도 이에 맞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 이태원 참사 등 범부처가 챙길 추가적인 업무가 생기면서 일정이 다소 연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업계는 늦어도 연내 해당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SKT)이 매년 협상하는 도매대가 산정 비율다.
도매대가율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가 요금제에 반영할 수 있는 인하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 요금제 도매대가 인하 여부 관건
알뜰폰 업계의 관심은 알뜰폰의 주력 상품인 LTE 주력요금제 도매대가 인하 여부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주력 요금제에 적용되는 도매대가율이 지난 3년 간 동결 상태로 묶인 만큼 일부 업체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도매대가 산정 방식은 종량형(RM)과 수익배분형(RS)으로 나뉜다. 종량제는 음성, 문자, 데이터 1MB당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주로 저가 요금제에 적용된다. 종량제 도매대가는 지속적으로 인하돼 왔다.

알뜰폰 업계가 불만인 사안은 고가 또는 주력 요금제에 적용되는 수익배분제 도매대가가 지속적으로 동결됐다는 점이다. 신규 유심(USIM·삽입형 심) 가입자 중 수익배분제 도매대가 요금제 비중은 41%로 높은 비중이다.

하지만 10GB 이상 LTE 요금제 수익배분제 도매대가는 최근 3년 간 그대로이거나, 일부만 2% 하락한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알뜰폰 사업자들이 되레 주력 요금제의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3만원대 LTE 무제한 유심 요금제 가격이 최근 3만원 후반대로 역주행했다"며 "마케팅 비용 등 고정 비용을 합하면 알뜰폰 수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요금제 가격을 3만원 후반대로 올려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은 5G 중간요금제 도매 여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5G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 더 어울리는 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통사가 자신들의 5G 가입자 추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도매대가 인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가 요금제 위주의 도매대가 및 5G 중간요금제 도매 선정 여부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 당사자인 SKT가 알뜰폰 활성화를 반기지 않고 있고, 기존 대가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의 전략은 '알뜰폰은 5G 시장으로 넘어오지도 말고, LTE 고데이터 요금제에서도 수익을 낼 생각하지 마라'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LTE망 수익배분제 도매대가를 대폭 인하해 가계통신비 절감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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